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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천 년 사업...수장고에 잠든 초조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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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서은진
youtbc@tbc.co.kr
2024년 07월 26일

[앵커]
TBC는 팔공산 부인사에 고려 초조대장경이 봉안됐음을 입증하는 명문 기와 발굴을 계기로
부인사 실체 규명과 국가 사적 지정을 위한 과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는데요.

사실 초조대장경에 대한 관심은 제작 1천 년을 맞았던 지난 2011년에도 뜨거웠습니다.

대구시는 당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마련했지만 그때뿐이었고 수십억 원을 들인 대장경 영인본은 지금 수장고에 잠들어 있습니다.

서은진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대구 동화사 대불전 앞 수장고입니다.

수장고를 열고 들어가 보니 40여 개 함에 고려
초조대장경 두루마리 사본이 들어있습니다.

2011년 고려 초조대장경 제작 천 년을 기념해
대구시가 국내외에 남은 초조대장경 인쇄본을 사진으로 찍어 복원한 영인본입니다.

5년 동안 국비와 시비 60억 원이 들어간 결과물이 제대로 전시 연구되지 못한 채 수장고에 잠들어 있는 겁니다.

[이현철/ 동화사 종무실장]
"우리나라의 구국과 호국에 대한 자료를 찾고 여기에 대해서 불교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당시 세계육상대회와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며 대구 도심에서 대장경을 옮기고 불교의식인 팔관회를 재연하는가 하면 세계 석학을 불러 국제 학술대회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초조대장경을 전시.보관하고 연구할 기념관 건립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남권희 / 경북대 명예교수 (초조대장경 복원간행위원회 위원)]
"서원이나 사찰을 우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때도 합쳐서 만들어낸 겁니다. 그래서 이것도 그렇게 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지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부인사의 실체를 밝히는 작업은 지지부진했습니다.

1920년 현황 조사가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발굴 조사는 이후 100년간 8차례에 그쳤습니다.

[CG-IN] 그동안 지아비 부를 새긴 명문기와가 출토됐을 뿐 고려 때 부인사 이름인 부호 부자 기와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부호 부자 기와를 발굴해 고려 초조대장경 봉안처 논란을 종식한 이번 9차 조사도 대구 동구의 지원이 없었다면 시행이 힘들었습니다. [CG-OUT]

[김효정/ 대구 동구 문화관광과장]
"부인사지를 국가유산 사적으로 승격시키고 그리고 이미 발견된 수각이 있습니다. 이 수각을 보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지금껏 고려 시대 부인사 사찰 영역의 10% 정도만 조사했고 대부분이 사유지인 나머지 90%는
손도 못 댄 가운데 훼손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부인사 명문기와가 발견된 이후에도 대구시는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거란 침략이라는 국난 극복을 위해 팔만대장경보다 2백 년 앞서 만든 우리 역사상 첫 대장경,

이를 품었던 부인사의 실체 규명을 위한 호국도시 대구의 노력은 오래전 멈춘 상태입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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