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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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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팀 김남용
cameraru@tbc.co.kr
2022년 06월 17일

대구에는 두 개의 큰 습지가 있습니다.
서쪽은 '달성습지', 동쪽은 '안심습지' 

달성습지는 강정고령보와 가까워 환경문제와 관광자원 키워드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안심습지'는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심연꽃단지'로 많이 알려져 있죠.

포항에서 발원한 금호강은 영천과 경산을 지나 대구에서 금호평야를 형성합니다.

금호강과 가까운 지역은 하천수가 범람해
사력점토와 이토가 퇴적되면서 습지가 생겼습니다. 습지는 농경지, 택지 등으로 개간되는 과정에 대부분 사라지고 일부만 남았는데
그 중 하나가 안심습지 (1만6000㎡)입니다.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거쳐 생태계가 형성돼, 생이가래 등 198종의 식물, 물닭 등 44종의 새, 오소리 등 9종의 포유류, 버들치 등 12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심습지는 1년에 두 번 주인이 바뀝니다.  

봄에 싹을 틔워 화려한 여름을 보내고 가을에 퇴장하는 수생식물들이 첫 번째 주인이고,
추위가 몰려오기 전 자리를 잡아 겨울을 보내고 떠나는 철새들이 두 번째 주인입니다.

6월! 지금은 첫 번째 주인이 한창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입니다.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근단지는 이미 안심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됐죠. 특히 한 여름 개화시기에는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 듭니다.

2014년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 개발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금호강에서 안심습지로 이어지는 총 13km 길이의 생태탐방로와 연 생태관, 연 갤러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특히, 가남지에는 100년 만에 꽃이 핀다고 하는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인 가시연꽃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개화한 꽃을 보는 일이 워낙 드물어,
꽃말도 '그대에게 행운을'인데요,
가시연꽃의 군락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습지가 얼마나 귀한 생명의 보고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습지를 숨쉬게 하는 생이가래, 마름
등의 부유식물들은 작은 수생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안심습지는 먹이사슬의 밑단을 두텁게 다져갑니다.

더위가 잊혀 갈 때쯤, 두 번째 주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미 텃새가 돼 버린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백로, 물닭 들은 겨울의 진객 큰고니가 안심습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역세권을 다져 놓았습니다.

낮 동안 먹이활동을 마친 큰고니는 해질녘에 전투기가 출격하듯, 수면을 박차 올라 석양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은,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자극하는 듯 합니다.

짙은 녹음 속에 연분홍 꽃을 피워 조화를 이루고, 무채색의 계절에는 새하얀 비상으로
생명의 순환을 예고하는 안심습지.

그 무한한 생명력을 대구의 동쪽 끝에서 안심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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