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성산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370여 기의 고분들.
역사 속에 단 몇 줄의 기록으로만 남은 신비의 나라, 2천 년 전 삼한시대 조문국의 흔적입니다.
조문국은 기원전 1세기 경 의성지역에 터를 잡은 고대 부족국가로, 삼국사기에 따르면 185년 신라의 전신인 사로국에 편입된 걸로 추정됩니다.
이후에도 한동안 일정 세력 기반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경주 왕릉과 비교해도 크기와 규모가 뒤지지 않는 대형 고분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고분 사이로 조성된 '고분 거님길'을 따라 걷다 보면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 우뚝 솟은 고분의 조화가 장관을 연출합니다.
해마다 5월이면 '작약꽃'이 만개해 오감을 더 즐겁게 합니다.
사적지 주변으로 시간의 흔적을 품은 또 다른 장소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한반도 최초의 화산인 금성산입니다.
공룡이 살았던 백악기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 쌓인 화산재 덕분에 토양이 비옥해져 지금까지도 질 좋은 마늘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공룡의 흔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성면 제오리에서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만천리에서는 아기 공룡의 발자국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또, 문익점 선생이 중국에서 가져온 목화씨를 이곳 금성면 일대에서 시험 재배 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역사적 사료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의성군 금성면은 작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네입니다. 한반도 역사문화의 보고인 의성군 금성면을 찾아 오랜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힐링해 보는 건 어떨까요.
허목(許穆, 1595~1682, 記言別集)
천년의 조문국
멸망한 빈터, 슬프고 처량하네
다시는 번화함을 볼 수 없고
거친 초목, 들꽃만 향기롭네
오래된 무덤이 연달아 있건만
백양나무 한 그루 없이 황량하네
농부는 두둑에서 밭을 갈면서도
오히려 경덕왕을 이야기하네
천지는 어찌도 유유하던가?
예부터 얼마나 흥하고 망했던가?
물리는 원래 무상한 법인데
인정이 다만 절로 슬퍼할 뿐일세
지나간 옛일이 한스러워서
홀로 서서 길이 한탄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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