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카눈이 관통하며 물폭탄을 맞은
군위군의 피해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하루가 지나 다시 찾은 군위는 처참했고
피해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김낙성 기자가 군위를 둘러봤습니다.
[기자]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군위 효령면의 농경집니다.
논은 모래와 자갈로 반쯤 덮였고 그나마 남은
벼도 허리가 꺾인 채 물에 잠겼습니다.
고추와 들깨도 드문드문 남았을 뿐 밭 작물도
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폭삭 내려앉은 비닐하우스, 철골 구조는 엿가락처럼 휘었고, 자갈과 모래에 묻힌 농기계도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농경지를 둘러보던 농민은 건질 게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해 합니다.
[정승율 / 대구시 공산동]
"전부 다 파내고 새로 다 심어야지. 나무가 안 되거든요. 뿌리가 다 흔들리기 때문에. 대책도 없다니까.."
허벅지 높이까지 차오른 흙탕물에 침수된 집,
이 곳 저 곳을 물로 씻어보고 쓸어보지만
흙탕물이 그치질 않습니다.
크고 작은 그릇과 냄비를 꺼냈지만
당장 물이 나오지 않아 씻을 수도 없습니다.
그나마 냉장고를 꺼내고
세탁기와 옷가지들을 꺼내 햇볕에 말립니다.
[김봉년 / 군위군 효령면 중구2리]
"(물이 집안에) 다 찼지요. 다 차서 TV도 다 없어지고 얄궂은데(엉망인데) 뭐..."
갑자기 들이닥친 물 때문에 간신히 마을회관으로 몸만 피한 주민들은 집은 풍비박산 났지만 마음만은 편해야 한다며 오히려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수정 / 군위군 효령면 중구2리]
"괜찮지 뭐 하늘이 하는 일인데. 옥상에 침대 놔두고 자면 돼요. 옥상에..."
이른 아침부터 지원에 나선 공무원들도
뙤약볕 아래에서 마을 정비와 침수 가구 정리 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박인식 / 군위군 문화관광과장]
"많이 안타깝습니다. 도움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마음의 위로나마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탠딩]
"이 곳 피해 마을에는 군위군청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2백여 명이 투입됐지만 현재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복구작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제방이 붕괴된 군위에서는 30가구, 40여 명이
여전히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머물러 있습니다.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또 다른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TBC 김낙성입니다.(영상취재 최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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