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가는 성묘길,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실은 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애달픈 얘깁니다.
추석을 앞두고 일 년에
단 한 번 고향 선산을 찾는
안동댐 수몰민들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이승익 기잡니다.
선착장을 출발한 배가
시원하게 물살을 가릅니다.
평상복에 모자를 눌러 쓰고
성묘길에 오른 세 가족 8명이
오늘의 승객입니다.
뱃길에 스쳐가는 주변 풍경을
보노라면 30여 년 전 떠나온
고향마을 정경이 아른거려
잠시도 눈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함께 온 젊은이에게
고향의 옛 모습을 설명해주는
초로의 성묘객 얼굴엔
짙은 향수가 배어있습니다.
자주 오지 못했지만
눈에 익은 고향마을 뒷 산인
만큼 조상 묘소를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초기로 벌초를 한 뒤에
낫이나 갈고리로 주변 정리를
하느라 잠시 쉴 새도 없습니다.
(브리지)일 년에 한 번 밖에
찾을 수 없는 조상의 묘,
그런만큼 벌초하는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 배어 있습니다.
벌초를 마친 뒤엔
준비해온 음식물을 차려놓고
간단히 묘사를 올립니다.
다른 가문처럼 자주 묘소를
찾지 못하는 후손들은 늘
조상 뵐 면목이 없습니다.
(이태동/성묘객)
(이승건/성묘객)
해마다 돌아오는 뱃길 성묘지만
뜻하지 않게 실향민이 된
이들에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향을 다시 찾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tbc 이승익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