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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 귀향' 시민운동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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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1월 13일 21: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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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지본처(還至本處),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인데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온전히 가치를 발휘한다는 맥락으로도 쓰입니다.

요즘 이 말이 경주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APEC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금관들을 이참에 고향 경주에 머무르게 하자는 시민운동이 가시화되는 겁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박물관을 둘러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신라 황금문화의 진수를 만나러 온 이들입니다.

경주에 3점, 서울 2점, 청주 1점 등 국립박물관 3곳에 분산됐다가 처음 한자리에 모인 경주 출신 금관들, 세간의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전지천 / 대전시 오류동 "기대되죠, 금관인데. 6점, 너무 기대됐습니다. 기다리느라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

이 때문에 다음 달(12월) 14일 끝날 예정이던 금관 특별전은 내년 2월 22일까지로 연장됐고 매주 월요일, 일주일 단위로 인터넷 예약도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렵게 모인 금관을 이대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경주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 시민이 범국민 청원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게 시작이었고 닷새 만에 5백 명 넘게 서명했습니다.

[장성애 / 경주 마음샘교육심리연구소장(청원 제안자) “모든 유물은 그 자리에 있었을 때 가장 가치가 크죠. 경주는 금관의 집이자 해석의 현장입니다.”]

경주문화원과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가칭 '신라 금관 경주 존치 범국민운동본부'가 이달 말 출범할 예정입니다.

[박임관 / 경주문화원장“대국민 청원도 해서 대통령실도 방문하고 이렇게 해서 이번 기회에 금관이 경주에 존치되도록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TBC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이 당연한 요구를 하는 거라며 스스로도 서명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경주시의원 일부는 이달 말 정례회에서 성명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순희 / 경주시의원 “시민들이 강력히 요구를 한다는 게 성명서에 들어가야 하고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했던 그런 마음들이 응집이 돼서 이번에는...”]

금관총 금관은 1921년 출토 직후 조선총독부가 서울로 가져가려 했지만 주민들이 돈을 모아 금관고를 짓고 반대운동도 펼친 끝에 지금껏 경주에 남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신라실이 아닌 금속공예실에 따로 전시된 금령총 금관과 2년 전 서울에서 청주로 옮긴 서봉총 금관은 경주에서 오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국내외 관객이 몰리는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일부 금관이 있는 게 효과적일 수 있고 경주의 전시 공간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함순섭 /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단순히 경주에 둔다는 것보다는 경주에 두기 위해서 어떤 조건을 갖출까 이런 걸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신라 금관을 고향인 경주에 두자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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