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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 금관...근데 썼나, 안 썼나?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1월 11일 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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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 뒤로 보이는 화면, 요즘 국립경주박물관 모습입니다.

사상 처음 한자리에 모인 신라 금관 6점을 보려고 박물관 문을 열기도 전에 날마다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그야말로 인기 폭발입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0년 간의 금관 연구를 집약한 의미도 있는데 여전히 남은 수수께끼도 많습니다.

금관을 실제 썼는지 여부가 대표적인데 박철희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전시장 한가운데서 금빛 자태를 자랑하는 황남대총 북분 금관,

세움 장식 사이로 비취 곡옥과 둥근 영락을 금실에 달았고 옆으로는 3쌍의 드리개를 주렁주렁 내렸습니다.

금관 뒤에서 이른바 착시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 절정입니다.

그런데 최고의 금관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유물에
뜻밖의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머리띠 쪽을 확대하니 허술한 마감이 곳곳에 드러나는데 다른 금관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한상 /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 “왕이나 왕족이, 금관을 착용했던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봤다면 검수 과정을 통과할 수 있었을까? 장송 의례품으로 특별하게 만들어서 무덤에 넣어줬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른 금판 위에 세움 장식과 곡옥,영락을 연결한 불안정한 구조여서 실제 쓰고 다니기 어려운데다 출토 당시 모습도 생전에 착용하지 않은 점을 뒷받침한다는 겁니다.

[이한상 /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 "고깔처럼 위쪽이 모여서 망자의 머리 전체를 뒤집어 씌운 형태로 출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유 때문에 데스 마스크로 보는 견해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금관을 썼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금관의 금 순도는 80에서 89% 정도, 나머지는 은을 섞었는데 이렇게 해서 강도를 높였다는 겁니다.

내부에 둥근 모자 형태의 테를 두른 서봉총 금관과, 비슷한 시기 금동관 출토 사례를 볼 때 금관 안에 나무나 비단 같은 유기물 재질의 모자와 묶음 장치가 있었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함순섭 /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금관의) 바로 다음 단계의 금동관들이 있는데요. 세움 장식끼리
서로 묶어져 (고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원통형으로 딱 모양이 만들어지도록 형태가 됩니다.”]

다만 특별한 의식이나 의례 때만 썼을 거라는 추정인데 실제 7세기 무당이 묻힌 걸로 보이는 강원도 동해의 고분에서 금관과 비슷한 형태의 구리관, 즉 동관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함순섭 /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불교 도입 이전) 재래 신앙의 어떤 행사 때 사용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례에서도 그 종교적인 의미를 담아서 매장했던 걸로 보입니다.”]

경주 금관총에서 금관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921년,

그동안 100년 넘게 연구 성과가 쌓였지만 여전히 궁금한 게 많은 신라 금관입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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