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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도 없고, 사용처도 없는 '어르신스포츠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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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범 기자 (run2u@tbc.co.kr)
2025년 11월 06일 17: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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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스포츠상품권'을 아시나요?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자 중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체육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1인당 5만원에서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경주시도 올해 국비와 도비, 시비 등 2억4,700만 원을 들여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발행했는데요.

하지만, 전체 대상자 4,950명 가운데 신청자가 937명으로 전체의 18.9%에 그쳤습니다.

경북도내 다른 시군 상황도 마찬가지, 울진군은 전체 대상자 가운데 10.1%, 영덕군은 5%만이 신청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참여율이 저조하자 지난 8월 이후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자가 아닌 65세 이상 전체로 확대 시행 중이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홍보가 제대로 안돼 이런 제도가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용 환경도 불편합니다.

종이 상품권이 아닌 모바일 기반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결제가 가능해 사용처가 극히 제한적인데, 실제로 경주시의 경우 제로페이 가맹 스포츠 시설이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현장에서는 "사용처가 탁구장과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스포츠 관련 시설 뿐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상품권을 취급하는 곳이 없어 써먹을 곳이 없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경주시 관계자는 "국가 정책이 현장의 상황이나 자치단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지역 내 사용처를 확보해 보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2차 추경을 통해 어르신스포츠상품권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국비 245억원과 지방비 105억원을 합해 모두 350억원, 연말까지 사용되지 않은 예산은 반납해야 합니다.

있는지도 모르고, 쓸데도 없는 어르신스포츠 상품권, 우리나라 복지 정책이 현장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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