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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황남빵...경주 개최는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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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0월 31일 22: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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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주가 아니면 가능했을까요?

온 국민이 숨죽이고 지켜봤던 한미 정상회담, 관세협상을 타결로 이끈 또 하나의 숨은 공신은 바로 천년고도 경주였습니다.

이번 APEC 들어 대한민국 정부는 경주가 가진 문화적인 힘을 지렛대 삼아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지방에서 메가 이벤트를 연다고 우려가 많았지만 경주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K-컬처의 보물창고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형 한옥인 천년미소관에서 의장대의 환영을 받은 뒤 황금빛 선물과 마주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천마총 금관의 모형입니다.

호기심 가득 금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미국 대통령의 얼굴은 며칠 새 지구촌의 이야깃거리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매우 특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전통 취타대의 의전까지 받으며 회담장으로 들어간 한미 정상은 결국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예상밖 성과를 냈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극진한 환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같은 협상 전략은 APEC이 금관의 도시 경주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준비하기 힘들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시진핑 주석과 중국 대표단에게 보낸 선물은 경주 대표 먹거리인 '황남빵',

정상회의 개막식에 늦은 채 굳어 있던 시 주석의 얼굴을 편 건 바로 이 황남빵이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 측 통역) "황남빵 맛있습니다."]

한류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진 다이애나 카니 캐나다 총리 부인은 입국도 하기 전에 월정교 한복 패션쇼 관람을 미리 신청했습니다.

김혜경 여사와 나란히 패션쇼를 지켜보고 국립경주박물관도 함께 찾았는데 최대 60조 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을 국내 업계가 수주하는 데 도움을 기대할 만한 대목입니다.

우리 정부는 APEC 현장 곳곳에서 경주의 힘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APEC 정신, 회원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본보기도, 서로 의논하고 조율해 나랏일을 결정했던 고대 신라의 화백회의에서 찾았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APEC 정상회의 개회사)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 정신입니다.”]

지난해 APEC 개최 도시가 결정된 뒤 걱정스런 시선이 경주로 향했습니다.

세계적인 외교 행사, 서울서만 했던 국빈 맞이를 인구 24만의 지방 중소도시가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최근까지도 의구심이 이어졌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천년 고도의 문화적 저력을 전면에 세운 이번 경주 APEC, 지역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다면 글로벌 메가 이벤트의 장소가 꼭 수도권일 필요는 없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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