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의 대표 공공의료기관인 적십자병원 2곳이 의사 구인난으로 잦은 휴진을 겪으며 지역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억 원의 연봉을 제시하고도 의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실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상주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 휴진을 겪었으며, 가장 긴 휴진 기간은 무려 335일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내과 전문의가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신 진료할 정도로 진료 공백이 심각했습니다. 외과는 올해 102일 동안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이비인후과는 2023년 연봉을 2억7천만 원에서 2억9천만 원으로 올려 간신히 전문의를 채용했으나, 올해는 연봉을 3억 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했습니다. 외과는 2억9천만 원의 연봉을 제시하고도 두 차례 채용에 실패해, 연봉을 3억2천만~3억3천만 원까지 올린 끝에 겨우 의사를 채용했습니다.
영주적십자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신경외과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천12일 동안 휴진했고, 내과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09일간 진료가 중단됐습니다. 병원 측은 2020년에만 8차례 공고를 내며 연봉 3억9천만 원을 제시한 끝에 의사를 채용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채용된 의사들도 장기 근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6년간 상주적십자병원의 의사 평균 퇴직률은 41.5%에 달했고, 특히 2022년에는 14명이 퇴사했습니다. 의사 정원을 모두 채운 해는 2020년 한 해뿐이었고, 나머지 기간 동안은 항상 인력이 부족했습니다.
영주적십자병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올해 기준 정원 27명 중 8명이 부족해 정상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퇴직률은 26%를 넘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주적십자병원의 연평균 입원 환자 수는 3만3천여 명, 외래 환자는 18만 명을 넘었고, 영주적십자병원 역시 연평균 입원 환자 2만1천여 명, 외래 환자 10만 명 이상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특히 영주적십자병원의 외래 환자는 2022년 13만 명을 넘어선 이후 매년 1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희승 의원은 “지방 공공병원은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 확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공공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대 설립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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