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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 이재민들 추석에 자식들 못 부릅니다.
정성욱 기자 사진
정성욱 기자 (jsw@tbc.co.kr)
2025년 09월 30일 21: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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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앞이지만 지난 봄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경북 5개 시군 이재민들은 반갑지가 않습니다.

비좁은 임시주거시설에서 긴 추석 연휴를 보내야
해, 차례는커녕 자식들을 부를 형편도 안돼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정성욱 기자가 이재민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3월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모여 사는 의성군 단촌면의 한 임시조립주택 단지입니다.

이재민들은 이곳에 입주해 다섯달째 머물고 있는데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반갑지가 않습니다.

올해는 비좁은 임시주거시설에서 조상들을 위한 차례는커녕 자식들을 부를 형편조차 안되기 때문입니다.

[권화순/의성군 구계리 이재민 "(추석 연휴에) 마음은 나한테 와서 다 좋게 지내고 밥 (같이) 먹고 가면 좋은데 그 형편이 안되잖아요. 아쉽지요. 자식들도 더 아쉽고 나도 마음이 아픕니다."]

인근 안동시 망호리 임시모듈러주택 단지에 이재민들의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한 모듈러주택 안으로 들어가보니 천정에서 물이 샌 흔적이 보이고 곰팡이도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조상의 묘소 위로 새 풀은
돋았지만 이재민들은 평생 손때가 묻었던 집으로 돌아가 추석을 맞을 수 없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잿더미로 변했던 논과 밭을 다시 일궈 근근이 농사일을 하고 있지만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황말수/안동시 일직면 이재민 "아직은 마음이 아프죠. 지금도 여기 나가서 고향 살던 쪽으로 바라보면 눈물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여기에서 10리만 가면 내가 살던 집이 있는데..."]

지난 3월 대형 산불 때문에 경북 5개 시군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5천 4백여 명입니다.

이들 가운데 4천 2백여 명이 여전히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습니다.

시군별로 안동이 1천5백여 명으로 가장 많고 영덕 1천3백여 명, 청송 8백여 명, 의성 3백여 명, 영양 1백여 명 순입니다.

문제는 복구 작업이 더뎌 앞길이 더 막막하다는데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경북의 피해 주택 3천 8백
여 동 가운데 현재 복구가 완료된 곳은 11동 뿐이고
백여 동은 공사중이며 나머지는 건축허가를 포함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 이재민들이 화마의 상처가 모두 아물기도 전에 가장 힘든 추석 연휴까지 맞고 있습니다.
TBC 정성욱입니다.(영상취재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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