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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는 약’ 의존 심각…여성 환자 80% 차지
손선우 기자
2025년 09월 29일 15: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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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1인당 연간 처방량 255정, 전년과 동일
장기 복용 시 우울.불면 등 심각한 부작용
운동.식이요법 없이 약 의존 인식 바꿔야


 

2년 전, 제주에서 환각 상태에서 여러 차량을 들이받은 20대 여성의 사연, 기억하십니까.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음주 상태가 아니었지만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고 환각 증상을 겪다가 사고를 낸 겁니다.

‘살 빼는 약’으로 알려진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지난해 20~30대 여성 36만9천616명이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의약품 처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20~30대 남녀는 모두 46만3천625명으로 이 중 여성이 79.7%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20대 여성은 13만3천135명, 30대 여성은 23만6천481명으로 20대보다 1.77배 많았습니다.

지난해 전체 여성 환자 수는 전년 40만3천116명보다 3만2천500명 줄었지만, 약물 의존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1인당 처방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30대 여성의 연간 1인당 처방량은 255.6정으로 전년과 동일해 약물 의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처방되는 식욕억제제는 펜타민, 펜디멘트라진, 암페프라몬(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등이 있으며,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됩니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의존성과 내성이 생기고 두통, 구토, 조현병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하루 1~2알로 4주 이내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3개월 이상 복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남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운동이나 식이요법 없이 쉽게 약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장종태 의원은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엄연한 마약류다. 단기간에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의존성과 내성이 쉽게 생겨 장기 복용 시 우울감과 불면, 심장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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