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쟁 전후 3천명이 넘는 민간인이 학살된 경산 코발트광산이 공포 체험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유튜버들이 갱도 안까지 들어가 유골까지 수습하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권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산 코발트광산 희생자 추모공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손에 야구방망이까지 들었습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이들 일행, 뭔가에 놀랐는지 계단을 뛰어 오르더니 허겁지겁 차를 몰고 사라집니다.
자정을 넘긴 야심한 시각, 대체 이들은 이곳에서 무얼 하는걸까.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경산 코발트광산', 한국전쟁 전후 '좌익'으로 낙인찍힌 민간인 3천 5백명이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곳입니다.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 괴담으로 물들기 시작한 건 4,5년 전 부터입니다.
광산 인근 공장에 큰 불이 나 직원 여러 명이 숨졌다는 사실무근의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공포 체험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인근 병원 관계자 "저희가 밤에 쓰레기를 버리러 못 나와요. 무서워서...젊은 사람들이 유튜브 같은 거 찍으러 오는 것 같아요. 저희는 경찰에 신고 하고..."]
급기야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갱도 안까지 들어가 유골을 수습하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000 / 유튜버 "이렇게 남아 있는 유골을 직접 수거해 포대 위에 고이 모셔놓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다 유해가 담긴 포대이고요."]
경산 코발트광산 내 갱도 입구는 모두 3곳,
야트막한 산 정상 부근에서 시작되는 17미터 짜리 수직굴에 수평굴 두 개가 연결된 구조로 수직굴과 제2수평굴은 유해발굴을 위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1수평굴이 사유지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문도 잠겨있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곳으로 부터 50미터 정도를 더 들어가면 수직굴과 만나는 지점이 나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위험해 더이상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2수평굴과 달리 안전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나정태 이사장/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유족회 "우리 유족들은 우리는 어디 가도 산소가 없어 가지고, 꽃 한 송이를 놓을 데가 없잖아요.해도 해도 너무 한다 싶은 게 자기들 산소에 가서 공포체험한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코발트 광산에서 발굴된 유해는 모두 500여구, 아직까지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억울한 죽음이 3천구가 넘습니다.
아픈 역사의 현장을 우리 모두가 바로 알아야 합니다. TBC 권준범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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