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날씨
10년간 자전거 사고 14만 건…대구·경북 '최다'
손선우 기자
2025년 10월 31일 10:38:04
공유하기
늘어나는 자전거 사고, ‘픽시 열풍’과 동호회 주행 불씨
자전거 천만 시대, 안전문화와 인프라가 해답
자전거 도로·제도 개선, 정부 차원의 대책 필요
AI로 생성한 데이터 시각화입니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힙니다. 기름 한 방울 필요 없고 매연도 내뿜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자전거 이용 인구는 1천300만 명으로 추정되며, 국민 4명 중 1명은 자전거를 탄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친근하고 친환경적인 자전거가 최근 들어 사회적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픽스드 기어 자전거(일명 픽시 자전거)와, 도로를 집단으로 점유한 채 주행하는 자전거 동호회 때문입니다.

“고작 자전거 갖고 뭘 그러냐”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23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노브레이크 픽시 자전거와 스키딩 같은 묘기 주행을 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계도·단속이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달 18일, 회원 5만8천 명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자전거 커뮤니티에는 “픽시의 반항 문화를 지켜 나가자”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찰이 단속 방침을 밝힌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해당 글에는 “픽시 자전거는 원래 규칙을 거부하고 자유와 위험을 즐기는 반문화의 상징”이라는 도발적 표현이 담겼고, ‘좋아요’ 187개와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인들로 구성된 자전거 동호회가 차선을 통째로 점유해 차량 통행을 방해하거나 신호를 위반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자전거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최근 10년간 국내 자전거 교통사고는 14만1천677건, 사망자는 2천112명에 달합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대구·경북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5~2024년 대구의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2천12건, 사망자는 18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자전거 운전자가 가해자로 분류된 사고는 37%인 4천439건, 사망자는 43명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경북의 자전거 교통사고는 9천117건, 사망자는 21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전거 운전자가 가해자로 분류된 사고는 3천13건, 사망자는 5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잇단 사고를 줄이려면 교통사고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화와 인프라까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는 헬멧 같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수신호를 숙지하는 등 기본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정부 또한 자전거 도로 운용 현실화와 안전 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합니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국 문화가 세계로 퍼져 나가는 지금, 자전거 안전 환경도 전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선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자전거 #픽시 #자전거도로 #자전거동호회 #손선우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