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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품 대신 국보 탑' 확 바뀌는 경주박물관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9월 05일 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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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APEC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 정상들의 만찬이 열리는 곳, 바로 국립경주박물관이죠.

이를 계기로 국내외에 유명세를 탈 걸로 기대되는데 APEC 이후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석조 문화유산 전시장이 마련되는 등 박물관 야외 공간이 확 바뀔 전망입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국립경주박물관이 문을 연 1975년, 석가탑과 다보탑의 복제품이 박물관 한가운데 들어선 것도 이때였습니다.

[당시 대한뉴스 “박 대통령은 이어서 박물관 뒤뜰에 세워진 다보탑과 석가탑의 모조탑을 제막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불국사에 있는 두 탑의 손상을 우려해 실물 크기 모조품 제작을 지시한 건데 박물관의 핵심 공간을 실제 문화유산이 아닌 복제품이 차지한 걸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반세기를 한자리에 서 있었던 석가탑 다보탑 복제품들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이곳 박물관 중앙마당을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이곳에 들어오는 건 국보 고선사지 삼층석탑,

박물관 마당 구석에, 역시 50년을 서 있었는데 경주 덕동댐 건설로 고선사 터가 수몰되면서 박물관 개관과 함께 현재 위치로 옮긴 겁니다.

높이 10.2미터, 현존하는 신라 석탑 가운데 최대 규모로, 닮은꼴인 감은사지 석탑과 더불어 신라 석탑 양식을 대표하는 7세기 후반 것입니다.

중국 전탑을 본딴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출발한 신라 석탑이, 고선사지 탑에서 신라 만의 독특한 형태를 갖춘 뒤 석가탑으로 이어진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 탑입니다.

[윤상덕 / 국립경주박물관장 “(박물관) 구석에 놓여있다 보니까 관람객들이 가치를 잘 모르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보 고선사지 석탑을 가운데 중앙정원으로 옮겨서 관람객들이 석탑의 진면목을 아실 수 있도록...” ]

박물관 남쪽 6만3천 제곱미터 터엔 '신라조각정원'이 들어설 전망입니다.

박물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조각 작품들을 한 데 모으고 사라진 신라 고찰을 디지털 복원하는 한편, 관람객을 위한 야외 휴식공간도 조성한다는 겁니다.

석조 문화유산 전시장으로는 국내 국립박물관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체계적으로 배치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상덕 / 국립경주박물관장 “정원에서 힐링도 하고, 이 조각 작품들을 잘 분류해서 관람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해서 경주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국보 성덕대왕신종은 최근 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한 환경 노출이 잦아진 만큼 현재 위치의 서쪽에 개폐식 건물인 신종관을 새로 지어 보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습니다.

박물관 측은 이같은 야외 공간 변경에 줄잡아 4-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내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입니다.

APEC 정상들의 만찬장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국립경주박물관이 포스트 APEC을 위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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