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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관동대지진 해군성 기밀문서 입수 ...지진 빌미 독립운동가 제거
박가영 기자 사진
박가영 기자 (going@tbc.co.kr)
2025년 09월 01일 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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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지 오늘(1일)로 102주년을 맞았습니다.

당시 계엄이 선포된 일본에서는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헛소문이 퍼져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됐는데요.

취재진이 일본 해군성 기밀 문서를 입수했는데, 계엄군이 독립운동가로 추정되는 조선인을 지진을 빌미로 살해했다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박가영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1923년 9월 2일,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

일본은 흉흉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헛소문으로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희생자 가운데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조선인도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대정12년 공문 비고권'.

1923년 일본 계엄사령부 공문을 모은 서류로 '해군성 법무부' 문서라는 표시와 함께 당시 일본 경찰이 작성한 일지가 담겨 있습니다.

'흉한(조선인)이 경관에 저항해 기병 13연대가 그들을 살해했다.', '불온선인(조선인) 6명이 경관을 폭행해 기병연대가 그들을 살해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건 살해된 조선인이 '숨이 넘어갈 때까지 혁명 만세를 부른다'는 처절했던 최후를 구체적으로 적은 겁니다.

기밀 문서를 찾은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은 죽을 때까지 혁명 만세를 부른 조선인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라고 설명합니다.

[김문길 / 한일문화연구소장 "조선에서 3.1운동의 주요한 인물들이 일본에 들어가 있었고, 죽을 때에 그들도 할 말이 있으니까 혁명가 흔히 3.1운동 때 불렀던 노래. 그때 그 혁명가를 부르고 또 만세 삼창하고."]

3.1운동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독립운동을 이어가기 위해 관동대지진을 전후해 일본으로 들어갔고, 이를 두려워한 일본이 계엄령을 빌미로 독립운동가들을 이른바 '불온선인'으로 분류해 무참히 살해했다는 겁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장 "조선인들이 이때를 이용해서 또 일어난다. 일본에서 일어난다. 이건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계엄령을 일으킵니다. 반항하다가 일경에 또는 계엄군에 잡히면 사살 당하죠."]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무고한 희생자 가운데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가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진실 규명이 시급합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이상호/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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