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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경주는 '유라시아 최고 국제도시'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8월 22일 08: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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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땅도 좁고 자원도 부족한 대한민국이 통상대국이 된 저력, 어디서 왔을까요?

1천5백년 전 경주는 초원과 사막, 바다 길이 모두 열렸던 당대 최고의 무역도시였습니다.

최근 새로운 뱃길,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고대 경주의 진면목을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신라의 대표 문화유산인 금관,

사슴뿔과 나무 가지 모양 장식을 올리고 화려한 영락을 빼곡이 단 게 특징적입니다.

그렇다면 그 기원은 어디서 왔을까?

사슴과 나무를 얹고 화려하게 치장한 러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금관,

비록 신라와는 수백 년 시간 차이가 나지만 많은 학자들이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치 경주의 신라 왕릉을 보는 듯한 직경 60미터 카자흐스탄의 고분,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족의 무덤으로 황금관과 황금옷에 허리띠와 신발도 모두 황금인 이른바 황금인간이 나왔습니다.

신라의 왕들도 이와 비슷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박천수 / 경북대박물관장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으로 장식하는 이러한 습속이 실은 (북방) 초원의 기마민족으로부터 유래됐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실은 카자흐스탄의 황금인간이 묻힌 묘제, 무덤의 양식도 (신라의 독특한 양식인) 적석목곽분이었습니다.“]

경주 계림로에서 나온 황금보검이 카자흐스탄의 황금보검과 쌍둥이처럼 닮았고 황남대총,천마총의 유리기들이 로마에서 건너온 점도 신라가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를 통해 문물을 수용했다는 증거입니다.

또다른 신라의 대표 유물 천마도는 결이 좀 다릅니다.

경북대박물관이 경주에 마련한 유라시아 실크로드전에서는 신라 천마의 기원을 이란의 고대왕국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찾고 있습니다.

페르시아 인장에 새겨진 천마 문양이 타클라마칸 사막을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산시성을 거쳐 경주로 들어왔다는 겁니다.

또다른 길은 바다였습니다.

불상과 탑, 사자상들은 인도의 영향을 받았고 인도양 바다거북 껍질과 아라비아산 유향, 오키나와산 야광조개 같은 사치품들도 해상 실크로드로 들어온 겁니다.

신라 지배층들이 이를 워낙 많이 쓰다보니 흥덕왕 때 귀족의 수레에 사치품 사용을 금지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할 정도입니다.

이번 전시는 고대 유라시아 교역과 문화유산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신라의 문명교류를 조명했습니다.

[박천수 / 경북대박물관장 ”(경주가) 1천5백 년 전부터 유라시아에서 초원로, 사막로, 해로가 모두 연결된 국제적인 위상이 아주 높은 도시였다는 것을 이번 APEC에서도 선전하고 싶고요. 또 하나는 APEC이 개최되는 의미가 바로 여기 있지 않느냐...”]

최근 아시아와 유럽, 북미를 잇는 새로운 뱃길, 북극항로 개척을 놓고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1천5백 년 전 신라인들의 자취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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