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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기획-3] 잊혀진 영웅 '경북 의병'....지역사회 관심 '절실'
한현호 기자 사진
한현호 기자 (3h@tbc.co.kr)
2025년 08월 15일 22: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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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 80주년 기획 보도를 이어갑니다.

항일의병의 성지인 경북에는 의병들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절절한 이야기와 사적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를 후대에 알리는 교육이나 노력이 부족하다 보니 숭고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의병들은 지금도 잊혀진 영웅으로 남아있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이곳은 지역의 대표 의병 산남의진의 마지막 전투지인 청송 백석탄입니다.

당시 의병들은 격렬한 교전 끝에 왜군에 패했고 총살을 당했는데, 그때 의병들이 흘린 피로 이곳 백석탄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고와실전투로 무명의 의병 수십 명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겁니다.

백석탄은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만 이곳에 숨겨진 의병 이야기를 아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수풀 뒤 가려진 전투 기념비만 외롭게 서 있을 뿐입니다.

[청송 유네스코 지질공원 관계자 "저희들 교육받을 때 고와실전투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건 없거든요. (알고 오는 분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게 맞겠죠. 의병활동과 관련해서는..."]

두 저수지가 오누이처럼 맞닿은 청송 오누이못.

이현규 의병장의 진성의진이 일본 헌병 오장 무토와 경북도지사 마쓰오 등 10여 명을 사살하며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곳입니다.

이처럼 의병의 격전이 벌어진 경북 지역 곳곳에 후손들이 기념비를 세웠지만, 지역민들에게 외면받는 잊혀진 성지가 됐습니다.

[권대웅/대경대학교 전 교수 "각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지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을 알려줄 수 있는 대상은 사실 없습니다. 그 지역의 젊은 학생들에게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깨우쳐 줌으로 인해서 역사적인 사실이 살아남게 되는거죠."]

의병장을 기린 사적지 관리도 부실합니다.

임진왜란 대표 의병장인 충의공 권응수 장군의 유적지.

사방에 잡풀만 무성히 덮였고, 소화기는 연식 조차 없습니다.

한때 유물을 모셨던 유물관은 텅 빈 채 방치됐고, 녹슨 철문에 출입을 막기라도 하듯 말벌집이 자리잡았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권응수 장군의 유물들은 국립진주박물관이 소장한 상황, 지역의 상징적인 의병장을 제대로 예우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2010년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고자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날로 제정했고, 청송과 영천 등에서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의병들의 역사를 제대로 기리고 있는지, 의병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강윤정/국립경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나라를 되찾는 것, 그리고 그 되찾은 나라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죠. 그런 시대 과제를 헤쳐 가는데 독립운동사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 연원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의병이었고 또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정신이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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