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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문턱도 못 넘어...독립운동 희생, 가난 대물림
박동주 기자
2025년 08월 15일 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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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은 광복 80주년이죠,

나라를 되찾고 긴 세월이 흘렀지만 독립유공자 후손 30%는 정규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가난을 대물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박동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태극기를 내건 대구의 한 낡은 주택.

집으로 들어가 보니 빛바랜 흑백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사진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의성에서 대규모 만세 운동을 주도한 이만준, 이원춘, 이맹준 애국지사.

3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명문가지만, 손녀 이수경 씨의 삶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할아버지 사진을 보며 자긍심을 느끼지만, 독립운동으로 가세가 기울어 공부를 제대로 못 한 게 한으로 남았습니다.

[이수경 / 이만준 애국지사 손녀 "보훈에 대해서 알았고 또 독립 후손이라고 좋은 제도가 있었다면 기를 쓰고 공부했지 싶어요. (교육) 혜택을 하나도 못 받은 게 제일 마음 아파요."

이 씨 할아버지가 뒤늦게 독립 유공자로 인정돼 학비 지원 혜택을 놓친 겁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독립 유공자 후손 교육 수준을 조사한 결과 30% 이상이 초등학교 졸업에 그쳤습니다.

독립운동의 대가가 가난으로 대물림하는 건데, 대구 경북 독립운동가 후손 980명 가운데 193명이 생활 지원금 대상인 중위소득 70% 이하로 파악됐습니다.

국가보훈부에서 생활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한 달에 최대 50만 원을 넘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김태열 / 한국보훈포럼 회장]
"생활 조정 수당이라고 좀 어렵게 사시는 분들의 월 한 35만 원 정도 나가는 게 있는데 이거 너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최저 생계비 수준으로 해서 한 100만 원 이상으로 올려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

나라를 되찾은 지 80년이 됐지만, 그들의 처절한 역사와 숭고한 희생의 대가가 후손들의 빈곤이라는 또 다른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TBC 박동주입니다. (영상 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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