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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억 배수시설도 무용지물...총체적 부실이 부른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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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going@tbc.co.kr)
2025년 07월 22일 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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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BC는 최근 폭우로 대구 노곡동 마을 침수 피해는 배수 펌프장 고장으로 인한 인재라고 전해드렸는데요.

15년 전 두 번이나 물난리를 겪고 나서 98억 원이나 들여 설치한 배수시설이 이번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저지대인 대구 노곡동에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터널형 배수시설.

폭우가 내리면 마을로 통하는 수문을 닫도록 설계됐습니다.

15년 전 두 차례 발생한 물난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98억 원을 투입해 설치했지만, 이번 침수를 막지 못했습니다.

수해가 발생한 지난 17일.

마을과 연결된 이 수문이 침수 발생 14분이 지나서야 닫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때 수문을 닫지 않아 올 4월 불이 난 함지산 잔해와 각종 부유물이 배수 펌프장으로 들어왔고, 결국 제진기 고장으로 이어진 겁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빗물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북구청은 지침대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북구청 관계자 "매뉴얼상으로는 21미터가 되면 닫도록 그렇게 돼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19미터 정도였거든요. 지금 펌프장에 수문이 하나 닫혀있고, 펌프가 하나 가동이 안되니까 조금 당겨서 미리 노곡동 고지 수문을 닫아달라고 (배수펌프장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침수 원인이 배수 시설 관리의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면서 주민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 진흙탕으로 변한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꾸려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수오/ 노곡동침수피해대책위원회 위원 "아주 비정상적인거예요. 저기 배수관은 노곡동 주민을 위해서 만든 건데 주민한테 저게 악이에요. 악."]

[이용상/ 노곡동침수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 "한 분은 아침에도 병원 갔다 왔고, 우리가 물질적 피해도 있지만 정신적 고통을 많이 입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 이제 시에서 이제 어떻게 할 것 이냐 차후에."]

이에 대구시는 민간 전문가 5명이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침수가 인재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계적 결함인지 직원 복무 문제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성근/대구시 재난안전과장 "아무래도 운영쪽에 조금 문제가 있었지 않나 이렇게 보긴 보는데, 현장도 보고 각종 서류도 확인하면서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김정기 대구시 권한대행은 침수 피해 주민들에게 사과가 아닌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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