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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75년, 잊힌 소년병…”대한민국은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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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 기자 (jp@tbc.co.kr)
2025년 07월 11일 21: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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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당시 징집 의무도 없이 전쟁터에 동원됐던 17세 이하 '소년병'.

그 수가 3만 명에 이르지만, 정부에선 아직 이들에 대한 예우는 커녕 공식 행사 한 번 하지 않고 있는데요.

대구시의 전국 최초 추모 행사에 이어
대구시의회도 토론회를 열어 국가 차원의 조명과 처우 대책을 강조했습니다.

박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심부름을 가다 영문도 모른 채 전쟁터로 끌려간 열다섯 소년, 장병율.

생전 자신의 이름 석 자가 대한민국에 기억되길 바랐지만, 끝내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채 눈을 감았습니다.

TBC 특집 다큐 '소년병-기록되지 않은 기억' 상영으로 시작된 첫 소년병 정책 토론회.

화면 속 전우들을 떠나보내고 남은 백발의 소년병은 국가의 역할을 되물었습니다.

[박태승/6.25참전 소년병 "잘못된 건 정부에서 사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애들이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내놓고 싸웠으면 감사, 치하의 말이 있어야 되잖아요."]

소년병 관련 특별법은 국회 회기마다 발의와 폐기를 되풀이하며 수십 년째 진척이 없는 상황.

육정미 대구시의원을 비롯한 토론회 참석자들은 소년병 문제는 정치 진영을 떠난 국가의 책무라며, 인권과 보훈의 관점에서 소년병을 조명하고 정당하게 처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승무/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 "참 국가가 이렇게도 무심하고 몰라라 할 수 있느냐. 너무 분노가, 자괴감이 치밀어올랐습니다. 그 분들에게 과연 국가란 무엇일까..."]

정부의 무관심 속에 대구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년병 추모 행사를 열었고, 대구시의회도 소년병 예우 관련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경희/대구시 복지정책과장 "대구시에서는 깊이 공감을 하고요. 소년병들의 희생과 헌신이 계속 기억될 수 있고,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리는 정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6.25 이후 75년이란 시간이 지나도록, 소년들의 희생을 애써 외면해온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늙은 소년병은 마지막 부탁을 남겼습니다.

[박태승/6.25참전 소년병 "저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희망이 아니라, 이것은 역사에 바로 정리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뒷받침을 할 힘도 없고, 움직일 능력도 없고...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TBC 박정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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