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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검사조차 몰랐다...범어천 수질 관리 '구멍'
한현호 기자 사진
한현호 기자 (3h@tbc.co.kr)
2025년 07월 09일 21: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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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BC는 대구에도 '서울 청계천' 같은 도심 생태 하천을 만들겠다며 3백억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한 범어천이 죽어간다는 소식, 단독 보도했는데요.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범어천을 관리하는 수성구가 수질이 6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맑은 물에 발도 담그며 더위를 식힙니다.

우리나라 대표 생태하천이자 관광 명소인 서울 청계천 모습입니다.

대구에도 청계천 같은 생태하천을 만들자며 범어천 복원에 3백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수성못과 지산하수처리장에서 하루 3만여 톤의 유지용수를 끌어와 맑은 물길을 만들고,

하천 옆 옹벽을 걷어내 산책로를 조성한 겁니다.

그 결과 2022년 천연기념물이자 생태계 지표종인 수달이 범어천 위로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범어천은 하천 수질기준인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BOD를 포함해 총인 등 대부분 기준에서 '매우 나쁨'인 6등급으로 나오는 등 수생태계가 매우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당한 건 하천 관리주체인 수성구가 TBC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범어천 수질을 확인했다는 것.

범어천과 같은 지역 주요 하천은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이 매달 수질을 조사하는데 담당 부서는 이런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김건식/수성구 건설과장 "건설과는 하천 시설물을 관리하고 유지를 하기 때문에 물 관리는 또 별도로 담당하는 부서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는 우리가 서로 간에 협조가 안 된 것은 사실입니다."

대구시 역시 마찬가집니다.

범어천은 관련 법상 지방하천으로 하천관리의 최종 책임은 대구시에 있지만 생활하천이라는 이유로 각 구·군에 하천 관리를 떠넘기고 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수질 데이터를 저희가 취합을 해서 각 관리하는 부서로 보내주고 하는 역할은 하고 있는데 범어천이나 이런 생활하천같은 경우는 해당 구군에서 총괄적으로 관리를 한다고..."]

이렇게 대구시와 수성구가 수질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범어천은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죽은 하천으로 전락했습니다.

도심 생태하천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보다 깨끗한 물을 유지하는 겁니다.

체계적인 물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쏟았던 예산과 그 결실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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