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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1천 마리 전량 폐기, 왜?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7월 08일 2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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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동해안에서 대형 참다랑어 1천여 마리가 무더기로 잡혔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적은 어획 쿼터 탓에 전량 폐기가 결정됐습니다.

박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영덕 강구항 부두에 커다란 물고기가 줄줄이 널렸습니다.

과거 태평양 먼바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참다랑어, 즉 참치 사체들입니다.

워낙 많다 보니 박스가 모자라 상당수는 맨바닥에 층층이 쌓아올렸습니다.

종이에 적힌 숫자처럼 마리 당 무게가 2백 킬로그램에 육박하고 몸 길이 2미터를 넘는 것도 수두룩합니다.

지난 밤 사이 영덕과 포항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선 12척의 그물에 걸린 130톤 물량이 한꺼번에 두 지역 위판장으로 넘어온 겁니다.

하루 만에 잡힌 숫자가 1천1백 마리를 넘습니다. 동해 바다에서 대형 참다랑어가 이처럼 무더기 포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달준 / 어선 기관장 “여기 오기는 처음이라,
이렇게 (대량으로) 들어온 거는... 이만큼 큰 거는 강구 (해역)에 나오지도 않았어요. (전에 잡힌 참다랑어는) 이런 게 아니고 이거보다 적었죠.”]

이같은 변화는 결국 해수온도 상승 때문입니다.

특히 참다랑어가 좋아하는 먹이인 고등어와 정어리 같은 어종이 최근 경북 동해안으로
몰리면서 이번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잡힌 참다랑어 모두 폐기가 결정됐습니다.

잡을 수 있는 이른바 쿼터 물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다랑어는 수산관련 국제기구의 규제를 받는 어종으로, 나라 별로 잡을 수 있는 최대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올해 우리나라에 배정된 쿼터는 1219톤, 이 가운데 영덕과 포항은 총 53톤에 불과합니다.

최근 참다랑어가 자주 잡히다 보니 두 지역의 올해 남은 쿼터가 10톤 정도뿐인데 하루 만에 130톤이 잡혔으니 감당이 불가능한 겁니다.

전날 영덕에서는 정치망 어선에 잡힌 대형 참다랑어 70여 마리가 킬로그램 당 최고 4천 원 선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북도와 영덕군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여유 쿼터를 긴급 배정받아 가까스로 위판이 가능했지만
이번엔 물량이 워낙 많아 폐기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문성준 / 영덕군 부군수 "(정부에) 추가 (쿼터) 물량을 요구를 해놓은 상태이고 또 장기적으로는 이런 아까운 수산자원들을 재활용도 하고 수매라든지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해 줄 것을 요구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기후 변화로 동해 어종이 급속히 바뀌는 가운데 어업 현실을 반영해 쿼터를 늘리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시급합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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