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도 대구택시근로지복지센터, DTL과 관련된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택시 근로자들의 복지를 위해 쓰겠다며
DTL이 택시 회사들로부터 출연받은 돈이
무려 78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 돈을 받은 뒤부터 정관을 변경해
택시 기사들의 복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애시당초 출연금을 받아낸 과정에서도
강제성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택시 근로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지어진
대구택시근로자복지센터, DTL입니다.
2013년부터 3년 동안 택시회사들의 출연금
53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합의를 주도한 건 당시 DTL 초대 이사장이자 한국노총 대구본부 의장이었던 김위상 국회의원.
그런데, 노사 합의를 빌미로 출연금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택시회사 대표]
"비밀 무기 투표에서 과반수가 돈(출연금) 못 내겠다 하는 식으로 결의가 됐죠. 한 사람이라도 이걸 노사 교섭에서 위임장 하고 인감을 안 주면 노사 교섭이 안 된다 하는 압박을 이제..."
실제로 취재진이 입수한 2013년 노사 합의 당시 회의록에도 택시사업조합에 소속된 모든 업체가 53억 원 출연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잠정 합의 내용 체결이 불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2021년엔 청송 연수원을 짓겠다며,
추가로 25억 원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DTL이 택시 근로자들의 복지를 위해 쓰겠다며
택시 회사들로부터 출연받은 돈은 모두 78억 원,
그런데, 이 돈을 받은 뒤부터 재단법인의 성격이
슬그머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택시 근로자 뿐 아니라 지역 근로자 또는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을 하겠다며 정관까지
변경한 겁니다.
[스탠딩]
"DTL이 정작 택시 기사들에겐 아무런 동의도 얻지 않고 돌연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서, 택시 업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택시업체 관계자]
"향후에 택시 근로자 복지로 환원되지 않을 경우에는 출연금 환수 조치도 취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취해야 할 문제고, 그 돈을 취해서 택시 근로자한테 줘야 합니다."
지금껏 DTL을 이끌었던 이사장은 모두 한노총 출신.
건물에도 한노총과 관련된 단체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정관을 변경한 후 진행해 온 장학생 선발 사업도
한노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고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택시업계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DTL이
특정 노동단체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용선/DTL 이사장]
"더 나아가서 우리가 뭐 도울 수 있으면 (지역) 근로자들도 괜찮거든요. 꼭 택시기사들만 또 다 해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그런 쪽에서 좀 넓게 이렇게 보면 안 좋겠나..."
돈만 받아 챙기고 택시기사들의 복지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DTL,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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