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한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의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얼마 전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시공사는 자재 돌려막기 의혹을 일부 시인했는데, 이번엔 공사비를 부풀리기 위해 납품 단가와 계약서를 조작한 정황도 나왔습니다.
재건축조합 측은 시공사와 임원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박가영 기자입니다.
[기자]
하청업체에 대금을 못 줘 수개월째 공사가 멈췄습니다.
텅 빈 공사장 곳곳에 자재가 널브러져 있고,
훤히 드러난 내벽엔 군데군데 전선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최근 다른 현장의 공사비 7억여 원이 부당청구 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구 수성구의 재건축 아파트입니다.
보도 이후 시공사는 아파트 현장의 철근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 건 인정하면서도, 과다 청구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우리가 이제 1,800톤은 나머지 거 우리가 그냥 산 거지. 신용이 안 좋으니까 잘 물건을 납품 안 하려 하니 그러면 여기서(아파트) 주는 걸로 할게. 조합한테 신의를 어긴 건 그건 인정했습니다. 미안하다, 그건...."
그런데 부풀린 공사비를 맞추기 위해 일부 서류가 조작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스탠딩]
이렇게 도장 공사에 사용된 재료의 납품 단가는 실제보다 많게는 절반 이상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도장 공사 견적 대비표를 보면, 1천 원이었던 페인트 재료비는 계약 내역에 2천 원으로 뻥튀기돼 있습니다.
[cg]단가를 올린 수량은 3만 344개,
당초 2억4천7백만 원에서 총 6천6백만 원이 부풀려졌습니다.
시공사의 다른 현장, 어린이집과 애견카페
공사비가 7천만 원 정도인데 이 돈이 도장 공사의 단가를 부풀린 아파트 하도급 계약서에 그대로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cg]문제의 시공사는 다른 현장의 단열재 세금계산서를 재발행해 아파트 공사
미수금인 것처럼 꾸미기 까지했습니다.
수정된 세금계산서 금액이 모두 아파트
현장의 미수금 내역과 1원 단위까지 똑같았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조합은 이같은 수법으로 청구된 금액 29억 원 전체를 시공사가 편취한 셈이라며, 사기와 공갈 미수 등의 혐의로 시공사와 임원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권오익/00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합장]
"쌍욕 나오죠, 쌍욕 나오고. 어떻게 이렇게 해 먹을 수 있어요. 이건 진짜 잘못된 행동 아닙니까. 우리가 밝혀낸 게 이건데 제대로 경찰 수사가 들어간다면 안 봐도 뻔한 사실이에요. 피해자는 우리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시공사 측은 공사 전 견적은 임의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계약금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업체와의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자세한 답변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김남용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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