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 현장의 전공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대형병원 응급실 상당수도 점차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심한 시각 다치거나 아픈 시민들이 약국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다음달부터는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치료비 부담까지 급증하는데, 밤에 문을 여는 약국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집중취재, 박가영 기잡니다.
[기자]
컴컴한 밤거리, 약국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밤 12시까지 운영되는 자정약국입니다.
[현장음]
“000이라고 있을까요?”
“사모님이 그렇다고 하셨죠, 그것만 달라고요. 그것만으로 되겠어요? 좀 약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심해서...”
[유병혁/약사]
"일단 급한대로 상황을 모면해 보시려는 그런 생각으로 약국을 찾으시기 때문에, 다쳐서 치료는 해야겠는데 응급실 가긴 조금 그런 경우 저희 약국을 많이 찾는 편입니다."
또 다른 약국, 밤은 깊었지만
아픈 이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두통과 감기,다친 상처까지 증상도 다양합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운영되는 심야약국, 대구에서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하경희, 박선영/대구시 침산동]
"근처에는 약국을 늦게까지 하는 데가 없으니까 아는 곳은 여기니까 그냥 다른데는 찾아볼 생각도 안 하고 바로 그냥 여기로 오게 돼요."
공공약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CG/]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난 2월
4천 3백여 건이던 대구지역 자정약국 이용 횟수는 매월 조금씩 증가하더니, 지난달엔
6천 건을 넘었습니다.
심야약국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달 1,756건으로
2월 이후 80% 넘게 늘었습니다.[/CG]
특히 중구에 있는 자정약국은 접근성이 좋아 이용객이 무려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스탠딩]하지만, 밤만 되면 대부분의 약국이 이렇게 잠들어 있는게 현실입니다. 환자들이 약을 찾아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는 이윱니다.
현재 대구에서 야간에 운영하는 약국은 모두 10곳, 자정약국이 9곳, 심야약국 1곳입니다.
이마저도 동구와 달성군, 군위군엔 아예 없습니다.
경북은 더 심각합니다.
6개 시군에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 8곳이 전부입니다.
16개 시군은 아예 1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조용일/대구시약사회 회장]
"무조건 희생을 요구할 순 없습니다. 본인 어느 정도 수입도 따라줘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조금 아직은 미흡한지 (공공약국) 지원자가 조금 적은 편입니다."
더구나 다음달부터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는 경증환자의 진료비 본인 부담 비율이 90%로 인상되면서 야간 공공약국 수요가 급증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영숙/대구 수성구의원(지난달, 임시회 본회의)]
"경증환자 응급실 쏠림현상 해소하고 전문 의약품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심야약국의 도입 확대를..."
대구시는 내년도 국비 지원이 확정되면,
공공약국을 12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정의관/대구시 보건복지국장]
"예산이 확정이 되면 지금부터라도 동구, 달성군에
약사회랑 협의를 해서 참여 약국을 한번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길어지는 의료공백 속에 잠든 공공약국을
깨워 시민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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