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 넘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동물 인구 천 만 시대,
이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동물화장장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건립 허가 여부를 두고 지자체와 주민, 민간업자들 사이 다툼이 법정까지 번지는가 하면
어렵게 들어선 시설들도 수요가 많을 거라는 예측과 달리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T타임, 박가영 기자가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현장음]
"건립 반대, 반대"
민간 동물화장장이 들어설 예정인 주유소 앞,
손 팻말을 든 주민들이 건립 반대를 외칩니다.
[이세현/달성군 현풍읍 성하4리 이장]
"동물화장장 건립 때문에 주민 모두가 분노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개인 영리 목적의 동물화장장은 주민 전체가 결사반대합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이 동물화장장 설치 허가를 거부하는 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화장장 건립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스탠딩]
사업주는 최종 승소 후 건축허가만 나면 5개월 안으로 이곳 주유소를 없애고
동물화장장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대구에서 동물화장장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달성군 공공화장장 사업이 주민 반대로 중단됐고, 서구에서도 6년간의 소송전 끝에 민간 화장장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반려인구가 갈수록 늘면서 동물화장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성군 동물화장장 업주]
"이 사업(주유소)으로 해서 도저히 자식들 학비도 못 댈 것 같고 그래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 보고 싶었는데..."
현재 대구경북에서 운영 중인 동물화장장은 모두 7곳, 모두 경북에 몰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을 찾아 가봤습니다.
[스탠딩] 출입문 앞에는 언제 왔는지 모를 우편물이
쌓여있고, 오랫동안 방치 돼 퀴퀴한 실내는 한낮에도 컴컴합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화장 반려동물 견주]
"보통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죽은) 강아지 보러 가는데 그 전에 있던 택배랑 우편물이랑 그대로 있는 거예요. 청소도 안 돼 있고, 관리가 안 되는 것 같아서 일단 아이(유골)는 데려왔고요."
[cg]실제로 취재진이 지역 민간 동물화장 업체들의 가동률을 조사해 봤더니, 평균 가동률이
고작 20%에도 못미쳤습니다.
동물 사체를 처리할 때는 생활,의료 폐기물로
처리하거나, 장묘시설에서 화장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불법으로 매장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TR]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묘업체를 이용하는 비율은 고작 30%에 그친
반면, 불법 매장하는 비율은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석종출/한국반려동물장묘협회 부회장]
"이런 시설들이 요구하는 사람이 많고, 부족하다는 시선들이 많긴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의 숫자가 늘어나면 죽는 아이(반려동물)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비율도 있고, 라이프 사이클도 있고..."
공공 동물화장장을 조성해 업계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김원규/대구시의회 부의장]
"민간업자들이 돈,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 여러 곳이 시끄러운데 중앙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빠르게 정리를 해야 됩니다.
공공이 하게 되면 이제 완벽한 시설을 갖춘다는 거죠."
반려동물 천 만시대,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동물장묘시설에 대한
우리 모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노태희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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