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동대구역 앞에 설치한 박정희 광장 표지판의 박 전 대통령 영문 이름이 국내외에서 60년간 써왔던 공식 이름과 다르다는 보도,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시가 잘못된 옛날 표기 방식을
바로잡은 거라 해명했지만 정부의 로마자 표기법에도 역사적 인물의 이름은 예외로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지구촌에 알려질대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굳이 왜 바꾸는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정진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상암동의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입니다.
지난 2012년 국민 성금과 국비가 투입돼 건립된
수도권의 대표적인 박 전 대통령 기념 공간입니다.
입구에 붙은 영문 이름, 박정희의 정을 'C-H-U-N-G'로 썼습니다.
내부에 전시된 박 전 대통령의 여권도 마찬가지,
대구시가 동대구역 앞에 만든 박정희 광장 표지판
'J-E-O-N-G'와 다른 겁니다.
1960-70년대, 한글 자음 'ㅈ'은 알파벳 'J'나 'CH'를 혼용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 본인도 'C-H-U-N-G'로 썼습니다.
[TR]2000년이 돼서야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른 로마자 표기 안이 고시됐지만, 그 동안 널리 써온 인명과 회사명, 단체명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그대로 쓸 수 있는 예외조항을 뒀습니다.
정부의 대통령기록관과 구미시의 박정희대통령 역사자료관,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등 모든 공적 기관에서 'C-H-U-N-G'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관계자]
"표기법대로 준수해서 쓰는 게 편리하지만, 또 그동안 알려진 관용 표기에 대한 거를 아예 무시를 할 수는 없는 거죠."
[CG]홍준표 대구시장은 TBC 보도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잘못된 표기를 정정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야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도 박정희기념사업 위원회를 통해 다시 한번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찬반 논란 속에 박정희 광장을 조성한 대구시가 표지판을 세우기 전 과연 충분한 고민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실제 대구시는 이런 내용으로 외부기관에 자문 한번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준석 / 대구시 교통국장]
"지금 동상 같은 경우는 그렇게 추진하고 있는데 표지판 자체는 그렇게 저희가 자문받거나 이렇지는 않고요."
이번 논란 이후 구미시는 일부 도로명에서 달리 쓰이는 박 전 대통령의 영문이름을
'C-H-U-N-G'로 통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살아 생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사용했고
사후에도 세계 유수 언론들이 여전히 쓰고 있는
'C-H-U-N-G',
세계적인 백과사전 브리태니커가 적은
그의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통해
세계 곳곳에 이미 퍼질대로 퍼진 상태입니다.
[스탠딩]
알파벳 J와 C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찬반 논쟁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사소한 것도 허투루
다뤄선 안된다는 얘깁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김명수, CG: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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