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기의 자영업자들' 연속 보도 순섭니다.
이른바 '착한 가격'으로 서민들을 든든히 지켰던 착한가게들도 이젠 불황을 못 이겨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데요.
자영업자들의 붕괴는 도미노처럼 지역 경제에 파장을 부르고 있습니다.
한현호, 권준범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칼국수 한 그릇에 4,500원.
20년 세월 한결같이 착한 가격을 지켜온 식당이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속에 한계 상황을 맞았고, 최근 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결국 폐업했습니다.
[폐업 점주]
"너무 어려웠었어요. 보증금 들어간 것도 다 까먹고 하니까 그런 현상이 오니까 그렇게 접었죠. 지금도 전화가 오는 분들이 있는데 안 하시냐고, 어디로 옮겨 갔느냐고..."
역시 저렴한 가격에 국수를 팔았던 한 식당, 최근 칼국수 가격을 8,500원으로 대폭 인상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자구책으로 스스로 착한가격업소 현판을 내렸습니다.
[식당 점주]
"(착한가격업소에서) 빠졌습니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구청에서 왔길래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니 다른 데도 지금 그러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처럼 대구경북에서 착한가격업소가 지정 취소된 곳은 최근 5년간 160여 곳. 이 가운데 폐업과 자진취소 사유가 100건에 육박합니다.
특히 지난해에만 41곳이 폐업 등으로 착한가격 현판을 내렸습니다.
[경상북도 관계자]
"평가 미달의 건 자체가 올해 들어서 조금 많았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다들 가격 유지가 안 되는 그런 면이 있으신 것 같고..."
어려운 여건에도 묵묵히 나눔을 실천해 온 착한가게들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13년째 정기 기부를 실천 중인 대형 오리고기 식당, 여름철 대목에도 한산한 모습입니다.
가족 같던 직원을 내보내고, 브레이크타임과 정기휴무일까지 만들어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김태억/착한가게 대표]
"큰 희망이 정말 안보입니다. 고임금에다가 고물가에다가... 앞으로 어떤 방향, 어떻게 해야 헤쳐나가야 될 지 그 부분에 대해 저 역시도 답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매달 3만 원 기상 정기기부를 실천하는 착한가게 가입 건수는 2022년 357건에서 지난해 180건으로 1년새 반토막났습니다.
폐업 등 개인사정으로 착한가게에서 빠진 곳은 최근 4년 간 319곳으로 매년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렴한 가격과 통큰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던 착한상인들이 불황의 그늘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CG 변형일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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