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곽훈 작가가 고향인 대구에서
첫 회고전을 열었습니다.
평생 우리의 것에 집착해온 노작가의
새로운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권준범 기자가 다녀 왔습니다.
[기자]
손이 아닌 붓으로 빚은
막사발이 캔버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려 내는 것으론 모자라 직접 구워내기 까지 했습니다.
물감을 여러번 덧칠하고, 다시 긁어 냈습니다.
켜켜히 쌓인 억겁의 시간들이 스쳐갑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땅 속 깊이 묻혀 있을지 모를 토기와 도자기 같은 것들입니다.
[곽훈/작가]
"(어릴 때 봤던)대구 대명동에 그 과거 6.25 전쟁 직후에 땅 파면 나오는 토기...땅을 파면 천년 전의 질그릇이 나온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미국 가서 알았어요."
곽훈, 그는 우리나라 실험미술 1세대 작갑니다.
한국아방가르드협회 창립멤버로도 참여했습니다.
1963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후 교사로 재직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작품활동을 이어갔는데,
고단했던 이민 생활에 영감을 준 건
언제나 '우리 고유의 것' 이었습니다.
곽훈 작가가 고향인 대구에서 인생 첫 회고전을 열었습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곽훈, 선험의 전이' 전은 작가의
근원적 성찰이 담긴 찻잔과 기 시리즈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됐는데,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1백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바다고래를 신이 주신 선물로 상정한
할라잇 연작은 최신작과 함께 한지로 심해를
표현한 설치 작품까지 공개했습니다.
[곽훈/작가]
"50년이 넘는 경력에 그 전체를 조명할 수 있는 전람회라서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하고..."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시작과 끝을 만날 볼 수 있는
'곽훈, 선험의 전이'전은 9월 2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계속됩니다.
TBC 권준범입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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