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한낮 섭씨 60도...밭일 하다 사망 속출

사회부 박가영

2024년 08월 07일

[앵커]
'가을의 문턱' 입추에 접어들었지만,
'극한 폭염'의 기세는 여전합니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는데, 최근 보름새
대구.경북에서는 농번기에 홀로 밭일을 하던
6,70대 2명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취재진이 한낮 시간 밭의 온도를 측정했더니
섭씨 60도 가까이 치솟았고, 10분만 서 있어도
체온이 38도를 훌쩍 넘었습니다.

집중취재 박가영 기잡니다.

[기자]

뜨거운 땡볕 아래, 어르신 홀로 다 익은 고추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주변엔 햇빛을 막아줄 그늘 하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긴 소매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군위군 삼국유사면 농민]
"너무 오래 놔둬버리면 이 자체 달려가지고 말라버려요. 다 하고 여기 조금 남았는데 요것만 해서 나가야지 그거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넘어진다 이 말이에요."

지난 4일엔 군위군 한 참깨밭에서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달 24일에는 밭일을 다녀온 상주시 모동면의 6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숨졌습니다.

모두 농번기에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해 변을 당했는데, 혼자 일을 하다보니
주변에 신고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권경란/군위 사망 사고 신고자]
"누가 보니까 (오전) 10시 됐는데 깨 베고 있더라 하면서...(하루종일 안 보여서) 집에 다 찾아봐도 없어. 이 밭 옆으로 지나가면서 이쪽을 보니까 여기 엎어져 있더라..."

[스탠딩]
이곳은 사고가 일어난 밭입니다. 현재 제 체온은 36.9도인데요. 실제 밭에 있는 동안 체온이 얼마나 상승할지 다시 한번 재보겠습니다.

10분여가 흐른 뒤 다시 체온계를 갖다대자
화면에 나타난 숫자는 38.4도, 순식간에 1.5도가 올랐습니다.

여기에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밭의 온도는
무려 59.3도, 비닐하우스는 53.1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뙤약볕에 복사열까지 더해지는 그야말로
극한의 작업환경에서 일을 하는 셈입니다.

[TR]실제로 올들어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를
분석해 봤더니, 논밭이 전체의 16.4%로
작업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김형일/대구시 재난안전실장]
"일단은 본인이 안 나가시는게 지금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무더운 한낮 대신 서늘한 아침, 저녁에 농사일을 해 주시고, 시원한 물을 자주 마시고...”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되도록이면 짝을 지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CG 최성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