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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왕실로 빼돌린' 신라토기 찾았다...도굴 실태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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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양병운
yang@tbc.co.kr
2024년 08월 05일

[앵커]
일제 강점기 경주박물관의 일본인 관장이
일본 왕실에 도굴한 신라 토기를 선물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문제의 인물은 도굴을 일삼다 당시 검찰에 적발됐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는데, 전직 조선 총독과 대학총장까지 나서 탄원했을 정도로
일제 권력층과 유착했습니다.

도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부가 지금이라도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양병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정인성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지난 4월
일본 고미술품 경매에서 산 굽다리 긴목항아리
신라 토기입니다.

[C.G]
설명 판에는 1926년 9월 21일 군함을 타고 동해안을 순항하던 다이쇼 일왕의 3남 다카마쓰 노미야가 경주에 들렀을 때 경주박물관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신라 고분에서 발굴했다고
돼 있습니다.

[C.G]
이 사실은 매일신보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다카마쓰 노미야 일행이 21일 오후 2시 15분 경주박물관에 도착해 고적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군수 일행을 만나고 기념식수를 했으며 부근 고적도 둘러보았다고 돼 있습니다.

당시 경주박물관 주임, 즉 경주박물관장은
모로가 히데오.

따라서 모로가 히데오가 일본 왕실 측에 토기를 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 교수는 5세기 말이나 6세기 초에 만들어진 이 토기는 발굴 이력이 없어 도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정인성/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유서 있는 신라 고분에서 도굴 되었다는 것을 암시받으면서 저 토기를 이렇게 선물받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모로가가 도굴한 유물이 많다는 겁니다.

1933년 5월 모로가는 유물을 도굴하고 판매하는 등의 혐의로 일본인 검사에 의해 구속기소됐습니다.

하지만 보석으로 풀려났고 형량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 그쳤습니다.

전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가 위로의 편지를 보내고 도쿄제국대학 총장을 비롯한 학계 거물들까지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보냈습니다.

[정인성/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모로가가 압수수색을 당했을 때 어마어마한 양의 유물들이 사실은 적발이 되었는데, 한일 국교 정상화를 하면서 어떤 유물들이 돌아왔는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조사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정 교수는 모로가가 당시 유력자인 조선총독부 박물관 심의위원 아유가이 후사노신한테 사천왕사 터에서 녹유신장상을 도굴했다고 보낸 서신도 찾아냈습니다.

이밖에도 1909년부터 1920년까지 일본인 고적 조사원들이 촬영한 희귀한 사진 원본 100여 점을
전시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정인성/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국가 혹은 지자체가 지원을 통해서 그런 일(일제의 도굴)들을 조사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그런 이제 틀거리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집니다.

TBC 양병운입니다. (영상취재:권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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