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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재해 위험' 개선한다더니...결국 '급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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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서은진
youtbc@tbc.co.kr
2024년 07월 17일

[앵커]
지난 9일 경산에 내린 극한 호우로
40대 택배 기사가 급류에 휘말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지역 일대에는
4년 전에도 수해가 나서 당시 정부가
재해 위험 개선 지구로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예산 확보가 늦어지면서
올해 완료를 목표로 했던 재해 예방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서은진, 남효주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경부고속도로 평사휴게소 뒤편
도로 옆 농수로입니다.

지난 9일 오전 40대 택배 기사가
폭우를 뚫고 배송 업무를 하던 중
불어난 농수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고
실종 이틀 뒤 하류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승용차를 타고 물에 잠긴 도로를 건너다
바퀴가 농수로에 빠졌고
차에서 내려 확인하려다 변을 당한 겁니다.

[스탠딩] "사고가 난 농수로는
현재 물이 빠진 상태입니다.
이 일대는 상습 침수 지역으로
주민들은 많이 비가 오면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고 지점 마을 주민]
"인근 휴게소에서 전부 여성들이 출퇴근합니다.
그러니 비가 100mm 오면... 1년에 100mm
몇 번은 안 옵니까. (빗물이) 1년에 3~4번 (농수로를) 넘습니다."

[CG-IN]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상류에 크고 작은 저수지 8개가 있고
하류에는 대형 저수지인 문천지와
지방 하천인 부기천이 흐르는데
많은 비가 오면 이 지역이 물길이 돼
금호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겁니다. [CG-OUT]

지난 2020년 여름에도 사고 지점과 인접한
부기천 일대가 침수돼 피해가 발생했고
이듬해 이를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해당 지역을 재해예방사업 지구로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완료를 목표로 했던 부기천 정비 사업은 예산 확보가 미뤄지면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경산시 관계자]
"저희들이 행안부에 다른 지구에
돈이 남는 것 있으면 달라고
적극 요청을 했는데 그게 오면 만약에
올가을쯤에 언제든지 발주를 하려고 합니다."

또 40대 택배 기사가 숨진 농수로 상류 지역의
물길 개선 사업도 최근에야 사업을 추진해
미리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재해 위험성을 알면서도 예산 등을 이유로
제때 하천과 농수로를 정비하지 않아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는 셈입니다.

[최동진 /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이장]
"수로가 하루빨리 완공돼서 준설도 하고
S자로 꺾인 곳은 바로 직선 구간으로 내고
빨리 공사를 마무리했으면..."

40대 택배 기사를 죽음으로 몰았던 농수로 침수, 정부와 지자체의 안일함이 이번 사태를 부른 건 아닌지 되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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