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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수해 1년...아물지 않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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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이종웅
ltnews@tbc.co.kr
2024년 07월 15일

[앵커]
1년 전인 지난해 7월 예천에서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주민 17명이 숨지고 마을 곳곳은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또 실종 주민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 채 수근 상병도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예천에서는
수해 복구 공사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집.

굴착기가 지붕을 부수고 벽을 뜯어내자
폭삭 내려앉습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흙탕물에 잠겼던 집으로
1년 만에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집주인 홍진화 어르신은 수해의 상처가 오롯이 남은 집을 볼 때마다, 1년 전 새벽 물난리의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홍진화/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새벽에)밖에 내다보니 이미 (아래채는) 다 떠내려가고 없어요. 119사람이 왔어요. 업혀 나왔어요."

벌방리가 쑥대밭으로 변하던 그날,
산사태로 부인이 실종된 이재범 씨는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두 달 넘게 누적 인원 1만 9천여 명이
마을과 하천 곳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부인을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이재범/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지금 심정은 뭐라도, 뼈라도 하나라도 어떻게 찾았으면 그런 심정입니다. 찾지도 못하고..."

주민 2명이 실종되고 15명이 숨진 아픔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실종 주민 수색 중에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채상병은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수해 1년 목숨을 잃은 주민과 채상병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하루 종일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김학동/예천군수]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드리는 일이
행정기관의 가장 중요한 일 인데,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정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주민들은 올해 장마에는
더 이상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수해 복구 공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스탠딩]
"지난해 7월 집중호우에 마을 위쪽 산에서 떠내려온 크고 작은 바위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마을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산사태를 막아줄 사방댐은 9개를 새로 만드는 데
5개만 완공됐고 4개는 이달 말쯤 준공 예정입니다.

폭 1미터 남짓의 마을 소하천을 5미터로 확장하는 공사는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집중 호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빨라야
다음달 말쯤에나 공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 재산을 잃은 주민들은
끝나지 않은 장마에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TBC이종웅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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