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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에...'소년병 진실규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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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정
jp@tbc.co.kr
2024년 07월 14일

[앵커]
6.25 한국전쟁 당시
강제징집됐던 소년병 3만 명,
정부와 국회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보도,
얼마 전 전해 드렸는데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소년병들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강제징집으로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고
전쟁 뒤에도 소외된 삶을 살아온 이들에 대해
74년 만에 나온 결과인데요,

이제 대한민국 정부의 대답이 남았습니다.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1950년 당시 만 열 다섯, 장병율 씨.

물 길으러 가다 강제징집돼
4년 3개월을 정규 군인으로 복무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장 씨가 돌아갈 학교는 없었고,
평생 막노동 현장을 전전했습니다.

[장병율/6.25참전 소년병]
"별 짓 다 했지, 뭐. 노가다라고 하나, 지금? 옳게 대우도 못 받았지."

정부가 장 씨에게 지급하는
참전 명예수당은 한 달 13만 원.

전투에서 부상 당한 팔로 장애 판정을 받아
보훈 급여를 받게 된 건 전쟁이 끝나고
30년이 흐른 뒤였습니다.

[장병율/6.25참전 소년병]
"지원을 안 해주니까. 병신이니까 일은 못 한다 이 말이라. 팔 같은 거 다친 사람이 옳게 일할 수 있어? 못하지."

다친 전우를 두고 혼자 도망쳐
목숨을 건졌다는 소년병 박태승 씨,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았습니다.

[박태승/6.25참전 소년병]
"70년이 됐는데 안 잊혀져. 그 전우가
바짓가랑이를 잡고 어메야 하던 그 소리는
지금도 안 잊어버려. 그 친구를 내 머리에서 떠나질
못하게 하고 있어요."

이들을 비롯한 소년병 3만 명에 대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병역 의무 없이 전쟁에 동원된 소년들의
생명권과 학습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국가가 실질적인 명예 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74년이 걸렸습니다.

[하경환/소년병 진실규명 신청 법률 대리인]
"70년이 훌쩍 넘은 인권 침해의 흑역사가 국가기관을 통해 진실규명이 되었다는 의미가 큽니다. 국가배상청구의 가능성도 열리게 된 건데요. 궁극적으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이들의 명예 회복에 대해 대한민국이 응답을 할 차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참전 영웅들을 기억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24년째 소년병 처우에 관한 특별법을 외면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는 여전히 소년병에 대한
이렇다 할 감사도 사과도 없습니다.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있는
구순의 소년병들.

이들이 생전에 기다렸던 말은
단 하나뿐입니다.

[장병율/6.25참전 소년병]
"그저 이름이라도. 그때 그 사람들이
어리지만은 나라를 위해서 싸웠다.
그거 한 가지 알아줬으면. 뭐 다른 거 없어,
뭘 바라겠어."

TBC 박정입니다.(영상취재 정진욱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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