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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에 전한 선물...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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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사 정석헌
shjung@tbc.co.kr
2024년 06월 21일

[앵커]
74년 만에 유해를 찾은 6.25 전쟁 전사 장병의 유가족에게 칠곡 주민들이 농산물을 보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마을을 지키다 장교 임관 보름 만에 전사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감사의 마음을 모은 겁니다.

정석헌 기자의 보도입니다.

6.25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팔공산 자락 칠곡군 가산면 응추리.

이 마을 앞산을 지키던 27살 김희정 중위는
장교 임관 보름 만에 전사했습니다.

74년 동안 묻혀있다 유해가 발굴됐고,
유전자 감식을 거쳐 유가족에게 전달된 데 이어
최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들고 삼삼오오
추모식에 모였습니다.

홍승하/ 칠곡군 가산면 새마을지도자
"당신을 기억하고 당신이 지킨 이 땅을 더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것이 당신의 값진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18년 동안 키운 산양삼 5뿌리,

첫 수확한 산딸기와 마늘과 감자,
참기름, 쌀, 산나물 8가지입니다.

인근 어린이집 원생들이 쓴 추모편지도
상자에 함께 담아 고 김 중위 유가족에게 택배로 보냈습니다.

[박규수/칠곡군 응추리 주민]
"추모식에 여기 동참하게 돼서 기쁩니다.그리고 (고 김 중위) 형제분들이나 친지분들을 위해 삼을 내놨는데, 그런 마음으로 내놨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숨과 바꾼 땅에서 자란 농산물로
고인의 고귀한 희생 정신을 추모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섭니다.

[이종록/칠곡군 응추리 이장]
"우리가 그보다 더 큰 보답을 해야 되는데, 그 분들 때문에 우리 후손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우리가 생산한 것을 십시일반으로 주민들이 모아서 그분들께 전하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칠곡군은 자발적인 추모와 유가족에게 농산물을 보낸 주민들이 자랑스럽다며 호국영령을 예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재욱/칠곡군수]
"호국의 도시답게 조국을 위해서 희생하신 많은 분들의 유해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런 분들이 우리 조국을 위해서 어떠한 일을 했던가를 가슴깊이 새기도록 우리 주민들과 함께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이 목숨과 바꾼 소중한 땅을
아름답게 가꾸겠다며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은
또 다른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TBC 정석헌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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