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25 전쟁에 참전했다 돌아오지 못한 59명의 청년이 있습니다.
이들을 기리는 현충비가 고향 마을에 건립됐지만 무성한 잡초 속에 수십 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원주택이 모여 있는 팔공산 자락 한 마을.
도로 구석으로 현충비가 자리했습니다.
주변에 잡초가 무성하고, 꽃가루가 덮인 비석 표면은 꽤 오래 방치된 걸로 보입니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돌아오지 못한
마을 청년 59명을 기리는 현충비로 1962년 세워졌습니다.
[CG-IN]
한쪽에는 응소 출정, 소집에 응하여 군에 입대해
싸움터에 나갔고
위명 순직, 목숨을 바쳐 직무를 다하다가 숨졌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대구지방원호청장의 이름도 적혀 있는데 원호청은 지금 대구보훈청의 전신입니다.
[CG-OUT]
건립 당시만 해도 보훈당국의 지원이 있었지만
이후 60여 년간 현충시설로 지정되지 못했습니다.
[이찬교/ 대구시 중대2동 통장]
"현충비니까 국가 원호청에 협조 요청을 하고 우리가 이런 걸 하니까 너희가 행정적 지원을 해달라고 해서 하게 됐고. 그리고 그 이후에 (당시 관할기관인) 달성군에서 현충일 행사를 같이 하면서 관에서 지원을 해줬고"
마을 주민들은 현충비에 나오는 59명의 위패가 앞산 충혼탑에 있어 공적이 명백한데도
현충시설로 지정되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1992년 지역신문에도 이곳을 찾는 이가 없고
담장도 낡았다고 보도됐는데,
30여 년 전에도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겁니다.
지자체는 국가보훈부 지정 현충시설만 관리할 뿐 미지정 현충시설은 통계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이런 사례가 얼마나 더 있는지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상호/대구 동구의원]
"과거가 없는 미래는 없지 않습니까. 전쟁터에서 무참히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징집돼 가서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을 우리가 현재 여기에 대해서 보존하고 기리지 않는다면..."
뒤늦게 현장 조사를 벌인 지자체,
이제서야 현충시설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차해준/ 대구 동구 복지생활국장]
"(현충시설) 지정 여부를 국가보훈부로 건의하고자 현장 실사를 거쳐서 대구시로 제출할 예정입니다."
보훈부에서 지정한 현충시설은 2316개,
이 가운데 대구에는 48개가 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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