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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형 없는 IB...공교육 혁신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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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4년 05월 27일

[앵커]
질문과 토론을 통해 배우는 IB 교육, 대구교육청이 1백 개 가까운 학교에 도입한 학습
프로그램입니다.

올 초에는 IB 교육을 받은 고등학생들이
처음으로 졸업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IB 교육을 공들여 받고도 대학 입시에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입학 전형에 반영하는 국내 대학이 아직 없기 때문인데 공교육 혁신 취지를 살리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남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제 바칼로레아 디플로마 프로그램, 즉 IB 고교 과정을 운영 중인 경북대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입니다.

수학 수업 시간, 화면에 나타난 건
복잡한 공식이 아닌 사진입니다.

공학계산기까지 동원한 열띤 토론에 이어
강사 역할을 맡은 학생이 설명을 하고 수학 공식을 생활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고민합니다.

IB는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인 IBO가 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교육 프로그램으로 기존 문제풀이식 교육을 벗어나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CG]
대구에서도 98개 학교가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이 가운데 21곳은 IB본부 인증을 받은 월드스쿨로 운영 중입니다.
[OUT]

대구교육청은 2021년 일선 고교에도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올해 초 첫 졸업생 68명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현행 대입 체제와의 엇박자입니다.

우선 IB 고교과정 이수를 위해서는 10월 말에
이른바 디플로마 평가 시험을 쳐야 하는데, 수능 준비 시기와 겹쳐 학생들의 정시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은 97개 주요 대학 기준 수시모집 정원의 30% 정도로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심지어 공들여 IB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이를 입학 전형에 반영하는 국내 대학이 아직 없습니다.

[박진용/ 경북대사대부고 학생]
"IB가 사실 해외대학 진학에는 되게 유리한 방법이에요. 근데 아직 한국에는 IB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방법이 잘 없어요.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해요."

공교육 혁신이라는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대입과 연계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건 이 때문입니다.

[도규태/ 경북대사대부고 진로진학부장]
"정시까지로의 지원 범위가 제한될 수 밖에 없죠. 현행에서는 IB가 처음 도입되다보니까 아직 대학 현장에서도 이해가 조금은 부족한 점도 있지 않나..."

[CG]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교육현안보고서에서 국가 교육과정과
IB 프로그램의 연계를 강조했습니다.
[OUT]

이런 가운데 대구교육청이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IB교실 참관수업과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은 당장 IB만을 위한 전형을
만드는 건 쉽지 않지만, IB교육이 학생들을 바꾼 건 분명해 보인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동균/ 서강대학교 입학사정관]
"대학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이런 학생들을
뽑고 싶은데 그런 부분들이 이런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더 많이 그런 역량들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양희/ 경북대학교 입학사정관]
"전체 입시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편견없이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부분들은 사실은 대학에서 찾는 게 맞다고 생각이 됩니다."

IB교육이 '공교육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남효주입니다.(영상취재 - 고대승, CG -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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