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퀴어축제 막은 대구시 배상해야"

법원 퀴어축제 막은 대구시 배상해야

사회부 한현호
3h@tbc.co.kr
2024년 05월 24일

[앵커]
지난해 대구퀴어축제 당시 대구시가 집회 개최를 막기 위해 행정대집행에 나서면서 주최 단체는 물론 경찰과도 충돌했는데요.

당시 대구시의 행정력 동원이 부당하다는 사법부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대구시가 축제 주최 단체에 7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해 6월 대구 동성로 대중교통지구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를 진행하려는 조직위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경찰에 맞서 대구시가 행정대집행에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그 뒤 집회 개최의 적법성을 두고 축제 조직위와 대구시 간 고발전이 이어졌는데 오늘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축제 조직위가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구시와 홍 시장이 집회를 방해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공동으로 위자료 7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가 청구한 4천만 원보다는 줄었지만 행정대집행의 위법성을 인정한 겁니다.

재판부는 [CG] 집회신고 시 따로 도로점용허가를
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집회에 설치된
부스와 무대는 도로점용허가의 대상이 되거나
도로 교통에 지장을 준 행위로 볼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행정대집행의 사유 없이 집회 개최를
저지했으므로 대구시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고 이를 지시한 홍 시장 역시 중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CG끝]

다만 홍 시장이 SNS를 통해 축제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축제 조직위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조직위와 인권단체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배진교/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대구시가 축제라는 집회를 방해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주는 그런 판결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소수자도 대한민국 헌법을 적용받는 엄연한 시민임을 당당히 선언하는 그런 판결이었기 때문에 이 선고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조직위는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대구시를 고발했고, 대구시 역시 축제 조직위와 경찰을 직권남용 등으로 맞고발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탠딩]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집회의 자유를 보장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향후 퀴어축제 개최 장소와 규모 등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CG 최성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