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새벽 대구 도심에 다 큰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나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1마리는 초등학교 안까지 휘젓고 다녔는데, 등교 전이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고 있는데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멧돼지 포획이 급증한 게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멧돼지 한 마리가 초등학교 교정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닙니다.
[현장음]
"우와, 저거 왜 저렇게 크지"
사방이 막히자 당황한 듯 건물 벽을 들이받더니 포획에 나선 소방관을 향해 돌진하기도 합니다.
[현장 씽크]
"우와, 쟤 왜 저래. 총 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몸무게 70kg 정도의 이 멧돼지는 결국 오전 6시 15분 쯤 경찰이 쏜 실탄에 사살됐습니다.
비슷한 시각 신천대로 노곡교 인근에서도 80kg 남짓한 멧돼지가 차량에 치여 죽었습니다.
[황병옥/대구 서구 환경청소과 주무관]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심각단계 발령 중에 있습니다. 수거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혈액 시료를 채취했고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멧돼지는 짝짓기철과 먹이가 부족한 가을에 집중적으로 출몰합니다.
가을이 아닌 봄철 도심에 나타난 건 먹이 활동이 왕성해지는 번식기 영향과 함께 서식지가 교란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을 위해 2020년부터 대대적인 총기 포획이 허가된 뒤 압박을 느낀 멧돼지들이 도심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조영석/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
"최근에 멧돼지에 대한 포획 압력이 되게 많이 높아졌거든요.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전국적으로 멧돼지를 너무 많이 잡고 있는 상황이 되어 있고 아마도 놀라서 본 서식지를 피해서 나왔을 가능성이 제일 높기는 하고요."
실제로 멧돼지 포획은 크게 늘어 대구에서 지난해 1천 290마리, 올해 4월까지 벌써 750여 마리가 잡혔습니다.
대대적인 포획으로 1㎢당 서식밀도는 2019년 6마리에서 지난해 1.1마리까지 줄었지만 다양한 교란 요인으로 도심 출몰이 잦아진다는 겁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역시 총기 포획과 멧돼지들의 도심 출현과의 인과관계 분석을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TBC 한현홉니다.(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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