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합리적 방안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대통령 담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은 해결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대 증원 논란은 과학기술자를 양성하는 이공계 교육 현장에도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공계 인재 유출이 더욱 심화할 거란
우려 속에 첨단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합니다.
보도에 박영훈 기자입니다.
[기자]
이공계 분야 최정상급 인재들이 모여있는
포스텍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
[트랜스 CG-IN]
다양한 지원과 우수한 교육 환경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고
중도 이탈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입니다.
[트랜스 CG-OUT]
학교 측은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의대 입시에 도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졸업과 미국 유학 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정영태 교수.
의사과학자인 정 교수는 의대 증원 규모인
2천 명보다 훨씬 더 많은 이공계 학생들이
의학계열로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합니다.
[정영태 / 디지스트 뉴바이올로지 학과 교수]
"한 해 2천 명, 많게는 2천 명 외에 (의대 입시) 준비하는 1만 명까지를 감안하면 이공계 인력 유출이 굉장히 심할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 발전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그런 부분에 손상이 있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큰 폭의 의대 증원 규모도 부담이지만
증원 기간인 10년 동안 국내 이공계 분야
인재 육성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정영태 / 디지스트 뉴바이올로지 학과 교수]
"10년이라는 기간을 보면 3~4년의 2~3배가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가 경제가 굉장히 휘청거릴 수 있고 과학기술 토양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타격을 상당히 입을 수 있는 긴 기간에 해당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입 학원가에는 이같은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 소식에 의대 입시반 문의가
시작됐고 내년 입시부터 의대에 도전하려는 이른바 N수생이 크게 늘 거란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입니다.
[차상로 / 대구 송원학원 진학실장]
"예전 같은 경우는 3월에는 반수(재학 중 입시 재도전) 문의는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고, 이번 같은 경우는 의대 정원이 발표됨으로 인해서 3월 중순부터 반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인 확충이라는
담론에 밀려 첨단산업을 이끌 이공계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의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파격적인 이공계 분야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TBC 박영훈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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