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대란 속에 대구의료원이
진료 시간까지 늘렸지만, 좀처럼
병원을 찾는 환자는 늘지 않고 있습니다.
내원 환자가 급증한 민간 병원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의료 사태는 공공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의 역할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박영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역 대학병원에서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김경순 씨.
당장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시술까지 2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경순 / 대구의료원 입원 환자]
“(뇌동맥류를) 오래 두면 안 되고 불안하니까 어떻게 (시술을) 하기는 해야된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지금 (의료 공백) 사태가 이러니까 우리가 (대기 시간이) 두 달이라고 해도
확실히 두 달이라고 100% 약속을 못 드린다.”
김 씨에게 동아줄이 되어 준 곳은 대구의료원.
김 씨 치료를 맡았던 대학병원 교수는
대구의료원에서 어제 김 씨를
직접 시술했습니다.
대학병원 의료진의 대구의료원 순환 근무로
다행히 치료받았지만, 김 씨와 같은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뭅니다.
[브릿지]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대구의료원을
찾는 환자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저녁 8시까지 진료 시간을 늘렸지만
외래 환자와 병상 가동률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의료대란 속에 상급종합병원을 대신해 30%까지 환자가 급증한 민간 병원과 극명한 대조를 보입니다.
[구자일 / 대구 구병원 병원장]
"전공의 파업 사태 이후로 수술 환자가 실질적으로 한 20% 정도 늘고, 특히 장괴사라든지 생명에 위협되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환자를 수술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와 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사태로
3년 넘게 일반 환자 치료를 중단한 점이
의료원 외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합니다.
[김시오 / 대구의료원 원장]
"(코로나19 사태 동안) 일반 환자를 못 받고
오랜 기간 동안 일반 환자들에게 잊혀 있다 보니까, 아직까지 대구 시민들에게 대구의료원이
더 많이 인식이 못 되고 있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에다 공공의료원의 의료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인식도 적지 않습니다.
대구시는 40명인 전문의를 68명까지 늘리고
통합 외래진료센터를 건립하는 등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는
공공 의료를 책임져야 할 대구의료원이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TBC 박영훈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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