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과 인도, 두 나라의 고대 문명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파된 불교 문화처럼 고대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1966년 봉화 물야면에서 발견된 북지리
석조 반가상,
반가부좌를 튼 채로 섬세한 옷주름과 장신구를
치렁치렁 늘어뜨려 최고의 조형미를 자랑하는
고대 예술품입니다.
상반신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높이가 4미터에 가까운, 세계 최대 반가사유상으로
국보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의 국보 1호 고류사 목조반가사유상이 신라에서 만들어졌음을 입증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2-3세기 인도 북부 마투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반가사유상은 중국을 거쳐 7세기 한반도에서
꽃을 피웠고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박천수 / 경북대박물관장]
“반가사유상을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니고
신라 내에서 융합해서 다시 새롭게 반가사유상의 이미지를 창출해서 일본에도 보내준 겁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한반도와 인도,
하지만 이처럼 불교를 고리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인도 아잔타석굴을 담은 사진에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유산 석굴암의 모습이 보이고
인도 스투파의 갖가지 풍경에서 한국 석탑의 뿌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화려한 목걸이는 인도태평양 유리구슬로 만든 게 밝혀졌고
무덤과 탑을 지키고 선 신라의 돌사자들은
인도의 사자를 연상시킵니다.
신라는 왕이 곧 부처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왕릉조차 인도의 불탑과 흡사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일신라 들어서는 인도 곳곳을 답사하며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의 사례처럼 직접적인 교류도 활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경북대박물관은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두 나라의
오랜 교류 흔적을 담은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박천수/ 경북대박물관장]
“몇천 년 전부터 서로가 교류했고 깊은 관계가 있었다는 걸 서로가 확인하면서 (외교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역사의 의미라는 게 그런 겁니다.”
전시에서는 실크로드를 통한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증거도 볼 수 있습니다.
로만글라스로 불리는 로마의 유리제품들이
경주 황남대총과 천마총에서 출토된 것들과
같은 종류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에서 나온 사리병은
고대 이란 사산조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문물을 전하고 수용하며 사회 진보를 이뤘던
유라시아의 고대 문명들, 지역에서는 접하기 힘든 이번 전시는 5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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