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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의 굴레 기획1- 중증장애 아들 돌보는 엄마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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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한현호
3h@tbc.co.kr
2024년 02월 22일

[앵커]
평생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요?

간병의 굴레에 갇혀 가정 내 고립되고 간병비극이란 극단적인 선택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TBC는 간병의 그늘 속에 있는 가족들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집중 점검합니다.

첫 순서는 중증장애 아들을 18년째 돌보고 있는 한 어머니를 한현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마른 장작처럼 여윈 아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

18살 우성군은 선천적인 중복중증장애인입니다.

먹고 씹지 못해 관을 통해 유동식을 넣어 줍니다.

[현장씽크]
"우성이가 냠냠해야지 소화가 잘돼."

법의 경계를 넘어 의료행위도 직접 해야 합니다.

[김윤화 / 우성군 어머니]
"소아청소년과 교수님이 한 번 가르쳐 줘요. 하는 거 보세요 하면서 돌려서 이렇게 하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옛날에는 집에서 이게 빠지기도 했었어요. 진짜 심장이 철렁 내려앉죠."

각종 병원비와 딸 대학 학비까지, 외벌이 아버지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기저귀부터 모든 의료소모품은 지원도 받지 못해 직접 부담해야 합니다.

취재 결과, 대구 9개 구군 중 자체예산을 들여 의료소모품을 지원하는 곳은 없었고 그나마 진행되는 사업도 민간업체 후원이나 복지관에 기대는 실정입니다.

[구청 관계자]
"국시비 사업이 아니고 후원금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다 보니까…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안되면 사실 지방비로는 특히 구비로는 해결하는게 쉽지는 않아요."

[복지관 관계자]
"서울하고 경기도하고 광주광역시는 시에 돈을 받아가지고 하는데요. 우리도 시 사업으로 하고 싶어서 구청이나 말씀은 드렸는데 어렵다 보니까 ( 복지관 사업비로 시작했습니다.)"

각종 서류를 갖춘 뒤 자발적 요청을 전제로 한 기존 정책의 신청주의 역시 장애가정을 힘들게 하는 요소입니다.

적극적인 발굴과 선제적 지원이 절실하지만 대구시는 우성군과 같은 중복중증장애인 가구가 얼마나 있는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병의 굴레에 갇힌 부모의 고립을 정부와 지자체가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전은애 /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회장]
"전수조사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워낙 소수의 목소리다 보니까 무시되고 있는가… 가정에 갇혀있는 그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간활동 서비스가 특화형으로, 의료지원이 되는 (의료형 주간활동서비스 도입이 필요합니다.)

우성군 어머니는 오늘 하루도 우성이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하지만 온전히 감당해야 할 하루에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지쳐갑니다.

[김윤화 / 우성군 어머니]
"그냥 하루하루 우성이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 아이가 나중에 잘못돼서 하늘나라로 가면… 나도 같이 가지 않을까…"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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