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해 유네스코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7개 고분군 통합관리기구를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기구가 들어서는 곳은 가야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얻는 만큼 유치 경쟁이 뜨거웠는데요.
오늘 입지 용역 결과가 나왔는데,
납득하기 힘든 잣대가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철희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가야고분군이 있는 광역과 기초 지자체 10곳이 함께 설립한 가야고분군 통합관리 지원단,
지난 해 한국지식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설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습니다.
[CG]
최종 보고안은 통합관리기구의 입지로
경남 김해시를 1순위로 평가했습니다.
김해 253.02점, 함안 252.38점이었고
대가야의 수도 경북 고령은 111.11점으로
7개 시군 중 6위에 그쳤습니다.
[CG/T]
세계유산 구역 면적과 봉토분 숫자가
전체 가야고분군의 절반에 이르고
대가야의 수도라는 상징성도 갖춘 고령이
왜 이런 성적표를 받았을까?
[CG]
평가 지표를 보니 인구 규모와 인구 밀도,
증가율 등 인구 항목이 3개, 지방세와 재정자립도, 지역 총생산 등 지역경제 항목이 3개이고
고분군 보존관리에 필요한 항목은
고분군간 이동 거리가 유일합니다.
인구가 많고 경제 규모가 클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한 평가 구조입니다.
[CG]
1순위로 뽑힌 김해 인구는 53만 명,
두 번째로 많은 남원의 7배, 고령의 17배에
이르는 만큼 김해가 7개 중 6개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도시 규모가 모든 걸 결정한 셈인데
고분군 보존 관리와 홍보, 운영계획을 수립할 통합관리기구가 왜 인구 밀집 지역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통합관리기구는 직원 10명 안팎의 소규모 조직인데다 관광객 방문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CG]
용역기관은 재정규모가 있는 지역에 위치해야 통합관리에 힘을 집중할 수 있다, 발전정도가 낮은 곳은 사업 역량을 분산시켜 관리에 지장을
줄 거라 는 논리를 폈습니다.
[조백섭 / 고령군 문화유산과장]
"(특정 지자체의) 지방세가 많고 예산이 많이 있다고 해서 많이 지원해 주는 그런 부분은 아닙니다. (지자체별 동일 액수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런 걸로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균형발전 측면도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김해에는 가야사 전문인 국립김해박물관이 있고
[CG] 국비 377억 원이 투입된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가 오는 9월 문을 엽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도 인근 창원에 있는데
통합관리기구까지 김해에 들어서면 지역 편중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사열 / 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이번 평가 지표는) 옛날 개발도상국 시대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준이었고 (지금은) 균형발전 지표를 통해서 오히려 발전이 잘 안 되고 기회가 없었던 데를 기회를 주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가고 있죠. 그런 지수는 들어있지 않은 것 같아요.“
용역을 발주한 가야고분군 통합관리지원단의
최고의사결정 기구 위원장이 현직 경남도지사입니다.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입지를 놓고 김해 밀어주기 논란이 거센 가운데 그동안 정부의 가야문화권 사업에서 소외돼 온
경상북도와 고령군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김도윤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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