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각한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관련 특별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통 속에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박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깡통전세,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빗발치면서 6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아직도 절망 속에 있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전세사기는 개인 대 개인 사이에 벌어진 사기피해이기 때문에 국가가 다 배상해줄 수는 없다는 거죠. 글쎄요. 오늘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정진형/전세사기 피해자]
"저희가 (중개인의) 소개를 받을 때, 보증금액을 전부 허위로 소개를 해줬어요. 중개사 말로는 '집 주인이 알려준대로만 했다,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 몰랐다.' 집 주인은 더 연락을 안 받고 있고요. 솔직히 아무 대책이 없어요 지금. 어디 투자해서 전세금으로 돈 벌려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내가 살려고 하는 집을 마련했을 뿐인데... 정부에서 좀 살려주고, 정부에서 더 강력하게 피해를 입게 만든 사람들에게 회수할 수 있게끔 해주시기 바랍니다."
[A씨/전세사기 피해자]
"올해 33살 된 아기 엄마고요, 저희 세 식구 같이 살고 있는 집이에요. 1억이란 돈을 저희가 만져보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고 다 그냥 게워내야 되잖아요. 대출은 대출대로 계속 내고 있고, 돈을 더 벌어서 어떻게든 새 집을 장만할 기회가 올 때까지 그냥 버티자는 것밖에 없어요. 저희 아이가 이제 7살인데 '엄마 누구누구는 어디 아파트 산대. 우리는 왜 이런데야?' 그래서 이렇게 버텼던 건데... 이제 무산이 된 거죠 다. (피해자가) 몇백 명이 있을 건데, 그 몇백 명은 국민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니잖아요."
[손만호/포항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장]
"포항시청에서 파악된 건 약 50건 정도밖에 안 되요. 제가 포항 위원장이니까, 개인적으로 연락 온 게 포항에만 3백 건 정도 있죠. 야4당에서 지금 '선 구제 후 회수'를 밀어부치고 있잖아요. 그걸 기다리는 거 말고는 저희한테 방안은 없고요. 전세사기는 돈 벌려고 한 게 아니에요. 저희는 그냥 먹고 자고 하는 집을 구한 죄밖에 없어요. 숨지 말고, 전세사기 피해자 분들끼리 모여서 이 사기 피해에 대해서 도움을 주면서 같이 해결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오늘 이렇게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요. 한 가지는 명백한 것 같습니다. 법대로, 제도권 안에서, 국가의 공인을 받은 중개에 따라 돈까지 지불했는데, 하루 아침에 전세사기 피해자가 돼서 전재산을 날린 피해자들. 만약 이들이 제대로 구제 받지 못한다면요. 전세라는 제도, 그리고 중개를 공인해준 국가에게 단단히 문제가 있는 겁니다. 국가는 다시, 반드시, 응답해야 합니다.(영상취재 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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