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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타임>지인 찬스에 '불합격' 승강기가 몇 시간 만에 '조건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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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영훈
news24@tbc.co.kr
2024년 01월 24일

[앵커]
대구의 한 초등학교 승강기 안전검사에서 당장 운행을 멈춰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처음에는 불합격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만에 조건부 합격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승강기 민간 검사기관과 유지보수 업체 간의
부적절한 유착 때문이라는 내부 폭로가 나왔습니다.

집중취재 T타임, 박영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 있는 승강기입니다.

1층 급식실에서 5층 교실까지,
학생들과 교사들이 매일 이용하는 승강기입니다.

천장 상부에는 뜻하지 않게 승강기가 갑자기
움직이는 등 돌발 상황에서 운행을 멈추게 하는
비상 정지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민간 검사기관의 정기검사에서 비상 정지 장치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해당 승강기 검사자]
"(승강기 상부는) 굉장히 위험한 공간이다 보니까 뭔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눌러서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킬 수 있는 버튼이에요."
[기자]
"당장 승강기를 이용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네요.
[당시 해당 승강기 검사자]
"그렇죠."

[스탠딩]
"승강기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된 건데
검사자들은 당연히 불합격 판정을 내리고
승강기 운행을 즉각 중단시켰습니다."

[트랜스 cg]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는
조건부 합격으로 검사 결과가 뒤바뀝니다.
[트랜스 cg]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는 운행이 중단되고
지자체에도 통보되지만, 조건부 합격으로 번복되면서 이런 안전조치가 모두 무시됐습니다.

승강기 민간 검사기관의 간부 직원 A 씨는
불합격 판정을 재고하라는 이사 B 씨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실토합니다.

[A 씨 / 승강기 민간 검사기관 간부직원]
"저는 (이사님 말씀을) 지시로 받아들여가지고 불합격 항목에 대해서는 제 선에서 그냥
확인받는 걸로 하고..."

[CG-IN]
민간 검사기관의 이사 B 씨가 직원 A 씨에게
불합격 검사 결과 취소를 종용했고 A 씨는 결국
현장 검사자들에게 검사 결과 변경을
지시한 겁니다.

취재 결과 부당한 지시를 내린 B 씨는
해당 승강기 유지보수업체 대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CG-OUT]

B 씨는 공식 입장을 묻는 TBC 질의에 대해
검사 결과 변경을 지시한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B 씨 / 승강기 민간검사기관 이사]
"그곳(유지보수업체)은 불합격 맞으면 바로
그것(승강기)을 세워야 되니까 다 해결해 놓는다 하고 그래 가지고 그냥 난 법도 모르고 그냥
편의 좀 봐주면 안 되겠나 이 생각을 했지요."

아이들이 이용하는 초등학교 승강기가
어른들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로 위험에 노출된 건데
정부도 뒤바뀐 안전 검사결과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영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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