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년을 맞아 저출생 인구절벽 문제를 짚어보는 연중 기획 두 번째 순섭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낳아야 할 청년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저출생 고리를 끊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남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수성구에 사는 박신영 씨는 지난 11월,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첫째를 낳은 지 3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축복.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섰습니다.
[박신영 / 다둥이 부모]
"나라에서 지원을 해준다 해도 (양육비가) 다 충당되는 게 아니니까...걱정이 되는 부분이죠."
정부나 지자체에서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곤 하지만, 기준도 제각각인 데다 일일이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박신영/ 다둥이 부모]
"인터넷에 찾아보면 '이런이런 바우처들이 있으니 신청해 보세요.' 해서 알아보면 조건이 안 된다, 하니까...(조건이) 되는 사람이 많이 없을 것 같아요."
새해에도 저출생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부모 급여와 육아휴직 제도의 기간과 금액을 늘리고 출산 가구에 대한 주택 특별 공급과 저금리 대출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대책에도 청년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이슬/ 20대]
"제가 일하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아기 키우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보영 /30대]
"저 혼자 먹고살기도 힘들고 키울 자신이 없어요. 애 낳으면 저금리로 대출해 준다는데 그것도 사실 대출을 내주는 게 아니라 집을 어떻게 해결을 해주면 좀 좋을 것 같은데..."
[장영태 /30대]
"일시적으로 아이를 낳았을 때만 혜택이 주어지는 거지 아이가 성장하는 미래의 대한민국이라는 그런 큰 그림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금 당장 일단 낳고만 보자는 생각의 정책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 저출생 위기를 겪은 외국은 어땠을까?
[CG1]
프랑스는 1990년 합계출산율 1.79, 현재 한국보다
2배나 높을 때 이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가족수당기금공단을 설립해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16살까지 아동수당을 줍니다.
스웨덴 역시 16세까지 아동수당과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고,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급여의 80%를 보장합니다.
헝가리는 소득세 면제와 출산 시 대출을 탕감해 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해 출산율을 10년 동안 27%나 끌어올렸습니다.
[OUT]
OECD 국가의 평균 GDP 대비 가족지원예산은 2.29%. 하지만 우리나라는 1.56%로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김한곤/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50만 원, 100만 원 더 준다고 아이를 낳겠어요? 그건 불가능한 거예요. (저출생 정책이) 현실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환경과 여건이 조성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들이 '아,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이 나 자신들만의 책임이 아니고 사회와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져 주는구나'하는 그런 인식이 확실하게 들어와야 어느 정도의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을까...”
[스탠딩]
"인구 소멸로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 이 우울한 예언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운다는 대전제로
파격적인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TBC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상, CG - 김유진)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