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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인구1)출산하지 않는 나라 '한국은 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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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한현호
3h@tbc.co.kr
2024년 01월 18일

[앵커]
급격한 출산율 하락과 인구 절벽으로 지역을 넘어 한국 사회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TBC는 2024년 연중 기획으로 우리나라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인 인구문제를 다룹니다.

첫 순서는 인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실태와 현장을 한현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비디오월]
'한국은 사라지는가'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즈가 실은 칼럼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14세기 유럽 흑사병 창궐 때보다 인구 감소 폭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합계출산율이 0.7은 현재 인구가 2백 명으로 볼 때 자녀 세대로 가면 70명으로 줄어드는 수준입니다.

2년째 전쟁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합계출산율은 1.16

총칼 앞에 포기한 출산보다도 적다는 겁니다.

지난 2019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이른바 자연 감소가 시작됐습니다.

우리 지역을 살펴볼까요.

대구와 경북은 2000년 6만 7천여 명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20년이 지나 2만 천 명, 3배 넘게 곤두박질친 반면 사망자는 3만 3천 명에서 4만 5천 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2000년만 해도 3만 명이 넘는 자연증가가 이뤄졌지만 2022년에는 약 2만 4천 명이 자연 감소했고 그 간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난해 출생아가 사상 처음으로 만 명대가 깨질 것이 확실시됩니다.

이대로라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20년 뒤 모두 서울권 대학으로 진학해도 미달이 되고 지방대는 소멸합니다.

국방력도 위태로워져 매년 국군 징병 규모가 20만 명인데, 20년 뒤 다 끌어모아도 12만 명에 불과해 징병제를 포기해야 할 정돕니다.

저출산이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가가 가져야 할 필수기능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십 수년간 이어진 저출산 문제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건 기존의 인구 대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거겠죠.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전제하에 파격적인 혜택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스탠딩] 저는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인 청도군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 청도에는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없다 보니 아이를 낳거나 키우다 아파도 마땅히 갈 병원이 없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은 청도를 비롯한 농어촌지역에 출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청도군 매전면 작은 마을에 윤찬이가 태어났습니다.

매전면에서 태어난 첫 번째 아이로 온 마을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이종쾌/청도군 매전면, 윤찬군 할아버지]
"면에서 그때 아기가 두 명이 태어났거든요. 몇 년 만에 처음 나오는 거니까 축하현수막 달아 주고 군에서도 여러 가지 지원해 줬습니다."

윤찬이처럼 청도의 아이들은 아프면 의지할 곳은 보건소 뿐입니다.

아이를 돌볼 병원이 없다 보니 청도군보건소는 지난 해부터 소아과진료를 시작했습니다.

넉 달 된 첫 아이를 안고 보건소를 찾은 부모는 소아과 전문의를 만나는 시간이 귀합니다.

[정진오 / 청도보건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간단하게 진료할 수 있는데도 전문의가 없기 때문에 번거롭게 경산이나 대구로 나가고 있어요. 그런 환자를 제가 보고 여기서 정리할 건 정리하고 또 중한 환자는 입원시킬 건 큰 데 나가야 하고."

하지만 이 역시 의료공백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청도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최정진 씨는 늘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최정진 / 청도군 이서면]
"도시로 가야죠. 완전 응급일 때는 응급차를 부른다든지 그것도 불가능하니까 항상 차를 관리하거나 이런 부분에서는 정말 정비를 해 놓아야 하는 상황이고.."

그나마 청도는 인근에 병원이 많은 대구와 경산이 있어 나은 편입니다.

[cg] 대구.경북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군위와 고령, 성주 등 9곳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청송과 영양, 울릉은 당장 출산이 임박하거나 갑자기 아이가 아파도 60분 이내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cg끝]

이렇게 소아청소년과 의료취약지로 분류된 곳은 전국에 24곳이지만 전담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한해 예산은 다 합쳐도 10억 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아이를 낳고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제대로 된 환경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저출산과 소멸 위기는 가속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TBC 한현호입니다.(영상취재 김명수, CG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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