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 80대 치매 아버지와 15년 동안 아버지를 돌본 50대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가족간 간병 비극,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낙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시 월성동 한 아파트 단지에 119구급차가 급하게 도착합니다.
오늘(어제) 오전 8시 20분쯤 아파트 화단에
50대 A 씨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A 씨는 15층에 살고 있었는데,
집에서는 80대 아버지 B 씨가
머리에 상처를 입은 채 숨져 있었습니다.
[관리소 관계자]
"민원이 들어온 적도 한 번도 없어요. 그 동 자체가. 집에만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도 잘 모르죠."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5년 전 어머니가 죽은 뒤
이때부터 치매를 앓는 아버지 B 씨를 홀로
돌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A 씨가 15년간 치매 아버지를 돌보는 동안
도움의 손길은 닿지 않았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지자체 복지 대상자도 아니었고 치매 관련 국가 지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달서구청 관계자]
"복지 대상은 아니더라고요. 일반 주민이더라고요. (본인이) 따로 신청을 안 하면 동에서는 접수라든지 조사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보 자체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도 대구 이천동 한 가정집에서 아버지가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되풀이되고 있는 가족간 간병 비극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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